유재현 총영사,"국내기업과 동급대우 해야!"
(서울=연합뉴스) 권쾌현 기자= 중국 산둥성의 경제 대도시 칭다오(靑島)가 중국 속의 작은 한국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서해에서 한국 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산둥반도에 있는 산둥성의 경제 중심지인 칭다오는 전체 인구가 760만 명으로 중국 내 도시 중에서 그리 큰 축에 들지 않지만, 경제력에서는 중국 내 도시 중 9위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하다.

옛날부터 "칭다오에서 닭이 울면 인천에서 들을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칭다오는 인근 웨이하이(威海), 옌타이(烟台)와 함께 한국이 중국에 투자한 기업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 투자의 대부분이 이곳에 집중돼 있어 이제는 거리에서뿐만 아니라 경제면에서도 도저히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경기도만 한 크기에 7개 구 5개 현으로 구성된 칭다오에는 1992년 수교 이후 한국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기 시작해 지금은 6만여 명이 6천여 개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조선족 12만 명을 을 합하면 한인 전체인구는 18만 명에 이른다.

특히 칭다오시 중앙에 있는 청양(城陽)구에는 5만여 교민들이 300여 개의 음식점을 포함해 3천여 개의 각종 업체를 운영하며 밀집해 살고 있어 이곳이 한국인지 칭다오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또 세계 경제위기로 관광객이 다소 줄기는 했으나 아직도 한 해 칭다오를 방문하는 한국인 수가 50만 명에 이르고 있어 칭다오에서는 웬만한 곳이면 한국말만 해도 밥을 먹을 수 있고 물건을 살 수 있다.

인근에 있는 8개의 골프장은 전체 이용객 수의 60% 이상을 한국인이 차지하고 있고 고급 요식업소의 상당수가 한국인을 주 고객으로 하고 있을 정도로 칭다오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칭다오에 인접해있는 웨이하이와 옌타이를 합하면 한국인 거주자 수는 훨씬 많아진다.
현지 칭다오 총영사관 집계는 연해지역으로 불리는 이곳의 한국인 수는 한때 13만 명에 이르렀다가 지금은 다소 줄긴 했으나 아직도 11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조선족 18만 명을 더하면 그 수가 30만 명에 육박한다.

국내의 큰 도시 하나가 산둥반도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더구나 현지에 있는 우리 기업 수는 1만여 개로 이들이 투자한 액수만도 250억 달러에 이르러 전체 중국 내 한국기업 투자액 410억 달러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연해지역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가야중공업 등 한국의 주요조선소가 진출해있고 GS칼텍스와 포스코 스테인리스 대우해양조선 영원무역 등 큰 기업들과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각종 중소기업들이 진출해있다.

이들은 고임금과 원자재 구입난 각종 규제 등 여러가지 이유로 국내를 떠나 가까운 이 곳으로 온 기업들로 원자재구입이나 생산품 판매 등에서 국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으며 따라서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적지않다.

중국 고대 문명의 발상지 중의 하나로 지금도 중국은 물론 우리의 도덕규범을 좌우하고 있는 공자와 맹자 손자 묵자 관자 등 성인들이 태어났으며 우리와는 지리적으로 가까워 고구려의 이정기와 신라의 장보고 등이 활약하기도 했던 이 지역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다.

항공편은 인천 등 한국으로 매주 128회가 운항하고 있으며 인천과 평택 등에서는 정기 여객선과 컨테이너선까지 오가고 있어 산둥성은 지리적으로는 물론 역사적, 문화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적응하기에 가장 쉽고 기업을 하기에도 가장 편하다.

또 이 지역에는 한국에서 필요한 석유 천연가스 철 구리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농산물과 수산물을 비롯 원자재 확보가 유리하며 특히 기후가 여름에 한국보다 덜 덥고 겨울에는 온화해 은퇴한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 한국을 오가며 살기도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많은 한국인과 기업이 있다 보니 우리 정부의 관심도 다른 곳과는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베이징에 이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이곳 칭다오지역이다.
역사적으로 독일의 조차지로 중국 내에서는 일찍이 서구화된 칭다오는 최근 전 세계 해군 관계자들을 모아놓고 관함식을 가진 중국 최정예 북해함대의 주둔지이며 물류 수송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우리 정부는 최근까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칭다오에 총영사관(1994년 9월 개설)을 두고 있었으며 코트라와 중소기업진흥공단 생산기술연구원 한국관광공사 농수산물유통공사 등 각종 지원기관을 파견해 우리 기업 들을 돕고 있다.

일본은 올 1월에야 총영사관을 개설했다.
유 재현 칭다오 총영사는 "중국 내 한국투자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통계수치는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국외기업 방문을 이곳으로 잡은 것만 보아도 칭다오와 웨이하이, 옌타이를 포함한 연해지역의 중요성은 더는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일부 정치적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리적이나 기후, 문화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할 때 칭다오지역은 세계화를 추구하는 우리 기업들이 반드시 성공적으로 정착해야 하는 지역"이라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정부는 기업들이 국내에서와 똑같은 여건에서 어려움 없이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총영사는 "최근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이곳에 진출한 기업들 중에서도 일부가 '비정상적인 철수'를 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중국 언론에서도 손가락질을 받고 이로 인해 중국 정부의 우리 기업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는 등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이는 이곳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금융위기에서 기업들이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지나치게 과장보도된데 따른 것이며 경기가 회복되면 저절로 개선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kh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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