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욱 스탠퍼드大 교수 방한… "오바마 대북정책 상반기 지나야 윤곽"
"민족주의는 본래 다양한 인종을 하나의 정치 공동체로 묶어내는 수단입니다. 한국은 '핏줄'에 집착하는 배타적 자세를 버리고 민족주의를 건설적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사회학)가 저서 < 한국 민족주의의 계보와 정치 > (창비 발행) 국내 발간에 맞춰 방한했다.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이기도 한 신 교수는 워싱턴과 서울의 정치적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치ㆍ외교 현안에 대한 질문에 말을 아끼면서도 "오바마 정부는 부시 정부보다는 유연하겠지만, 김정일 정권에 요구할 것은 분명히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린턴이 '패키지 딜'(일괄타결식 외교), 부시가 '액션 포 액션'(상호주의 개념의 외교)으로 서로 다른 입장을 취했는데, 오바마는 아직 방향을 확정하지 못한 것 같다"며 "정책의 윤곽이 나오려면 반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이후의 북한에 대해서 신 교수는 "김씨 집안은 상징적으로 존재하면서, 군부가 실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바마는 경제난, 이라크 문제 등을 처리하느라 상반기가 지날 때까지는 대북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조급함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의 < 한국 민족주의의 계보와 정치 > 는 2006년 미국에서 먼저 발간돼 강고하고 폐쇄적인 한국 민족주의에 대한 서구인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해왔다. 신채호, 안창호 등 인물 중심의 기존 연구방법에서 벗어나, 사회학적 관점으로 한국 민족주의의 흐름을 추적했다.

신 교수는 "민족주의 자체는 중립적이지만, (한국에서는) 이데올로기와 합쳐지면서 파시즘의 특징을 띠게 된 것 같다"며 한국 민족주의에 대한 서구의 부정적 시선을 소개했다.

"19세기 말 민족주의가 처음 들어올 때는 '시빅(civicㆍ공민성의 개념)'했는데,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에스닉(ethnicㆍ좁의 의미의 민족)'해졌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신 교수는 "한국이 이미 다인종 사회로 들어선 만큼, 타 민족들도 수용할 수 있는 민주적 담론 틀로 민족주의를 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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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주로 어떤 여행 상품을 이용하며, 한국을 어떻게 여행하고 있을까? 이용하는 여행 상품은 비슷하면서도 국가나 지역마다 각기 다른 한국 여행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여행 상품을 국가나 지역별로 분석해본다.

▲중국인, 음식과 관광 안내 서비스에 가장 불만
중 국인의 해외여행은 현재 86개국에 대해 해외여행 전면 개방 또는 부분 개방이 이뤄진 상태로 매년 10% 이상 성장해 왔다. 2006년까지 해외여행객의 70% 이상이 홍콩 및 마카오에 집중됐으나 점차 그 비율이 감소하면서 일본, 한국, 동남아 등으로 분산되고 있다.

연간 방한 중국인은 2007년 100만 명을 넘어섰다. 매년 10~20% 성장해 왔으며, 전체 방한 외래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불과 5%에서 2008년 10월 현재 일본에 이어 두 번째인 17.5%를 기록할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순수 관광을 위한 방문은 전체의 30% 미만으로 나머지는 사업이나 일 때문에 방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관광공사가 2007년 발간한 '중국 관광 소비자 마케팅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여행객은 '보는 관광'을 즐기기 때문에 해외 여행지 선택에서도 관광지가 주된 기준이었으며, 여행 경비와 이국적 자연 경관, 안전 등을 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이상은 여행 경비를 많이 고려하는 편이었으며, 20~30대는 음식과 숙박, 이국적 분위기 등 여행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해외여행지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가를 조사했을 때 한국은 일본, 유럽, 태국,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6위를 기록했으나, 여행지 선호도는 유럽, 일본, 태국에 이어 4위였다. 3박 4일 여행 상품을 기준으로 예상하는 상품 가격은 일본이 7천 위안, 한국은 5천 위안으로 일본보다는 저렴하고, 태국이나 싱가포르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여행 형태는 패키지가 49%, 개별여행이 35%, 에어텔이 13.3%였으나 방한 여행객들은 70% 이상이 단체 패키지를 이용했고, 개별여행은 10%도 넘지 못했다.

그렇다면 중국인은 어떻게 한국을 여행하고 있을까? 중국 여행객은 주로 서울, 부산, 제주의 주요 관광지를 4~5박 일정으로 여행했다. 20~40대의 방문이 86%를 차지했으며, 3천~5천 위안의 여행 상품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 전반적으로 한국 여행에서는 자연 경관 감상을 가장 희망하는 관광 형태로 지목했지만 20대 여성의 경우에는 식도락을 1순위로 꼽았다.

서울 위주의 2박 3일 상품은 경복궁, 민속촌, 한옥마을 등 전통 관광지와 통일전망대 및 임진각을 돌아보는 일정으로 짜여 있고, 서울과 기타 1개 지역을 포함한 4박 5일 상품은 서울에 수원화성과 임진각, 설악산과 강원랜드, 제주 등을 더한 상품이 많았다. 서울과 기타 2개 지역 상품은 4~5박의 일정으로 각각 부산과 제주, 청주와 제주, 대구와 경주를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서울과 제주, 경주, 부산을 포함하는 상품은 5~6박 일정이었다.

중국 여행객들은 제주도의 이국적 자연 환경에 대해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숙박 시설에 대해서도 서울보다 제주도가 더 좋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한 번에 여러 곳을 둘러보고 싶어 하는 중국인의 속성상 제주도 단독 여행보다는 서울과 제주도를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선호했다.

숙박료는 1박 기준으로 4만~5만 원 정도의 4성급 호텔을 가장 많이 이용했다. 여행 상품 가격이 대부분 저렴하기 때문에 서울의 삼정호텔, 서교호텔, 올림픽 파크텔을 비롯해 인천비취호텔, 부산 국제호텔, 코모도호텔 부산, 센추리호텔, 제주의 하와이 관광호텔, 뉴 크라운 관광호텔 등에 주로 투숙했다.

그러나 중국인의 경우, 숙박은 단지 '잠시 머무르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어 숙박 시설의 수준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상품 가격이 내려간다면 현재보다 더 저렴한 모텔 급의 숙소도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중국인은 한국 여행에서 음식과 관광 안내 서비스에 대해 가장 큰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이 부분에서는 경쟁국인 일본, 태국, 싱가포르에 비해 한국이 가장 낮게 평가됐다.

중국인은 기름진 음식이 없어 포만감을 느낄 수 없고, 메뉴가 한정적이며, 양이 적다는 것을 가장 불만족스럽게 생각했다. 몇몇 중국인이 여행사에서 배정한 식당에 비해 한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식당이 훨씬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한 것을 볼 때 패키지여행 전문 식당의 음식의 질과 양에 문제가 있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패키지 상품 이용 중국 여행객들은 1끼 4천~5천 원의 가격에 돌솥비빔밥, 삼계탕, 샤부샤부, 불고기, 한정식, 비빔밥 등 뷔페보다는 한식 위주의 정식 식단으로 주로 먹고 있었다. 단체 관광객의 경우 70% 정도가 비빔밥, 삼계탕, 불고기를 먹는 것으로 조사돼 여행 중 메뉴가 지나치게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품은 서울, 부산, 제주를 중심으로 하는 천편일률적인 일정으로, 관광 일정을 비롯해 음식, 숙박 등의 수준이 낮은 저가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상품가 4천~4천500위안의 4박 5일 패키지 상품의 경우 서울, 부산, 제주 등 주요 관광지를 포함하고 있지만, 5일간 비행기를 5회나 이용하고, 입장권이 필요 없는 관광지만 골라 관광객을 안내하고 있다.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의 젊은 층이 한국을 찾고 있지만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인 대상 관광 상품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008년 7월부터 상하이 금강국제여행사 등을 통해 1만800위안의 서울과 제주 4박 5일 고품격 상품을 출시했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이 상품들은 신라호텔, 힐튼호텔 등 특급 호텔을 이용하고, 충분히 만족할 만한 관광지를 일정에 포함하며, 한 끼에 3만 원 이상의 음식을 제공한다.

한국관광공사 상하이 지사 진종화 차장은 "현재 이 상품은 중국 관광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 서울과 지방을 연결하는 고품격 상품을 통해 지방의 관광지도 알려 나가고 관광, 서비스, 음식 등을 고급화한 상품을 육성해 중국인들이 한국을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관광공사는 지난 10월 20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주상하이총영사관의 개별 비자 간소화 조치 및 국내 환율의 평가 절하를 활용한 개별 관광객 유치와 에어텔 상품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일본인, 음식 만족도만 높아
일 본은 한국 여행업계에 있어 가장 큰 시장이다. 지난해 10월까지 189만1천200여 명이 방문, 전체 방한 외국인의 33.3%를 차지했다. 최근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인은 2007년에 비해 절반의 돈으로 여행할 수 있게 됐고, 환율이 이대로 유지된다면 일본인 여행객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인들은 거리가 가까운 만큼 자주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관광공사의 '2008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인의 최근 3년간 한국 방문 횟수는 4회 이상이 32.3%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재방문 주기도 8개월로 평균(8.7개월)보다 짧았다.

재방문율이 높은 만큼 여행 형태는 개별여행이 57.9%, 단체 패키지가 24.7%, 에어텔 여행이 17.4%로 개별여행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자주 방문하고, 여행지로서 안전한 것이 개별여행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평균 체류 기간은 3박으로 조사국 중 가장 짧았다.

한국 방문 시 관심 사항은 쇼핑, 식도락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미용 관광도 100명 중 15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쇼핑 품목은 식료품, 향수 및 화장품, 김치 순으로 많이 구입했다.

한큐여행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 여행 상품은 최저 1만6천600엔에서 최고 11만6천800엔까지 다양하다. 유류할증료가 포함된 서울 4일 패키지 상품의 가격은 3만9천800~4만9천800엔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일본항공을 이용하고, 코리아나호텔, 이비스 앰배서더 명동,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서울, 로열호텔, 세종호텔, 프레지던트 호텔 등의 호텔에 묵는 조건이다. 식사로는 삼계탕, 전복죽, 돌솥비빔밥, 해물전골, 갈비탕 등이 제공된다.

일본이 한국 방문 1위 국가지만 방한 일본인은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 여행에 대한 일본인들의 평가를 보면 음식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출입국 절차, 대중교통, 숙박, 쇼핑, 관광지 매력도, 관광 정보 입수 용이성 등 음식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는 외래객 평균보다 만족도가 낮아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총 지출 경비에서도 일본인은 1인당 1천49달러로 외래객 전체 평균 지출액인 1천297달러보다 낮았고, 중국인(1천617달러)의 3분의 2에 불과했다.

일본인들의 한국 여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한류 붐의 저조와 그간의 원화 강세에 기인한다. 또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중국의 성장도 한몫했다. 최근 원화 약세와 세계 경기 침체로 지리적으로 가깝고 여행 비용이 적게 드는 한국이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부각되고 있지만 한국 관광에 대한 일본인의 평가는 한국 관광에 있어 다양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동남아인, 겨울철 스키 여행 즐겨
한 국관광공사가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남아 관광 소비자 마케팅 조사'(2008)에 따르면 방한 여행객은 태국이 14만6천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성장률도 14.2%로 가장 높았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는 전년 대비 6.3%, 7.3%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말레이시아는 다소 감소했다.

동남아 4개국의 국가별 2007년 해외여행자 증가율은 일본 25.1%, 중국 11.2%인 반면 한국은 5.8%에 그쳐 경쟁국들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4개국 관광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남아 여행객들은 한ㆍ중ㆍ일의 자연 경관에 관심이 많았고, 중국에 대해서는 역사와 문화유산, 저렴한 경비를, 일본에 대해서는 숙박 및 교통 등 여행 환경을, 한국에 대해서는 지인들의 추천과 이국적 환경을 방문 이유로 들었다.

동남아 4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여행 상품은 서울, 강원, 제주 및 기타 지역의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하는 3~6박으로 겨울 스키 여행, 한류 드라마 및 영화 촬영지 방문, 테마파크, 서울 도심 관광, 쇼핑 등의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패키지 비용은 120만~150만 원 정도이다.

동남아 여행객들이 좋아하는 국내 여행지와 활동은 설악산, 제주도, 에버랜드, 스키 여행, 서울 쇼핑, 정선 레일바이크, 체험 프로그램, 드라마 촬영지 및 각종 놀이동산 등이었다.

특히 봄과 가을의 자연 관광, 겨울철 스키 여행으로 4, 10, 12월에 한국 관광이 집중되고 있다. 여행 형태로는 개별 자유여행과 에어텔을 합한 개별여행의 비율이 태국 64.1%, 싱가포르 82.7%, 말레이시아 74.8%, 인도네시아 85.5%로 매우 높다.

숙소는 스키장이 있는 설악 대명, 용평, 양지 파인 등의 리조트나 3~4성급의 호텔을 이용했다. 동남아 여행객들은 숙소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었고, 일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중국에 비해 깨끗한 점이 강점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나 여행 일정에 명시된 숙소보다 낮은 수준의 숙소 배정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만스러워 했다.

1끼 평균 식사 비용은 5천~8천 원으로 불고기와 갈비, 삼계탕, 닭갈비, 스테이크, 뷔페, 돼지갈비 등을 좋아했다. 싫어하는 음식으로는 태국인이 카레, 비빔밥, 김치, 냉면을, 싱가포르인은 김치, 말레이시아인은 김치와 탕이나 국 위주의 식단이었다. 음식 종류가 다양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불만족해 했다.

글/임동근 기자(dklim@yna.co.kr)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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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스앤뉴스=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김동석의 뉴욕통신] 이스라엘이 가자 침공을 강행한 배짱의 이면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의 민주당 예비경선은 역사상 가장 치열한 경쟁을 기록했다. 여성대통령과 흑인 대통령의 경쟁이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는 풀뿌리 조직을 기반으로 외곽을 선점해서 정치세력을 결집했다. 중심을 겨냥한 주변으로부터의 공격에 마침내 힐러리 클린턴이 두 손을 들고 말았다. 6월3일 뉴멕시코, 사우스다코타, 몬태나의 예비선거를 마친 뒤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를 인정했다.

바로 그날 워싱턴DC의 컨벤션센터에서는 전국의 8천여 유태계 지도자들이 모였다. AIPAC(유태인공공정책위원회)의 연례 총회였다. 6월4일 유태계 지도자들 앞에서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버락 오바마는 "이스라엘의 안보는 신성불가침이며 동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했다. 워싱턴 전략가들이 과연 '신의 조직'이라고 부를만 했다. AIPAC의 전략이고 기동력이다.

9월4일 공화당 전당대회에 서 지명된 새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하키맘' 신드롬을 일으켰다. 9월7일 갤럽 여론조사에서 매케인의 지지율이 48%로 급등해서 오바마를 역전 추월했다. 반면 오바마가 지명한 조 바이든 부통령 후보는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바마 캠프가 당황했다.

그런데 9월15일 유태계 '리처드 폴스' 회장이 경영하던 세계 제4위의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했다. 미국 정부는 리먼 브러더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거절했다. 뉴욕주식이 사상 최악으로 폭락했다. 심지어는 국민 노후연금도 제도적인 타격을 받았다. 세계의 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부시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국민에게 위급함을 알렸다.

당시 리먼 브러더스 사태는 페일린 효과를 경제 문제로 덮어 버렸다. 이는 집권 여당 매케인에게 직격탄이 되었다. 오바마가 매케인을 다시 추월해서 지지율을 10%포인트 차이로 벌렸고 이 추세는 대선 투표일까지 이어졌다. 11월4일 선거직후 메릴랜드대학에 서 개최된 미국정치컨설턴트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리먼 사태는 매케인을 향해서 정밀하게 유도된 폭탄이었고 오바마에게 대선 승리를 안겨준 결정적인 사건이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아직까지 왜 하필이면 리먼이 그 시점에 터졌는가란 의심의 눈초리가 유태계들을 향하고 있기도 하다.

오바마는 당선 직후 승리연설에서 자신의 선거전략가인 데이비드 액슬로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그의 가장 모범적인 선거운동의 공로를 국민에게 알렸다. 데이비드 액슬로드의 가장 빛나는 전략은 월가 등 미국 재계를 움켜쥐고 있는 폭 넓은 친유태계 네트워크를 갖춘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을 정도로 핵심 측근이며 액슬로드와 환상적인 호흡을 맞춘 '램 이매뉴엘'은 투자은행 출신의 유태계 3선 하원의원이 바로 그 정점에 있다.

선거자금 모금에 탁월한 재주를 갖춘 AIPAC의 핵심인 이매뉴엘은 루빈 전 재무장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윌리엄 도널슨 전 증권거래위원장,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총재,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등 유태인이나 친 유태계들을 대거 끌어 들였다. AIPAC은 대선 다음날인 11월5일 "오바마 당선자에 대한 유태계의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미국내 유태계의 78%가 오바마를 지지했다"라고 발 빠른 성명을 냈다.

오바마 당선자는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정통 유태계의 아들인 시카고출신의 연방하원인 램 이매뉴엘을 임명했다. 비서실장으로 임명을 받은 이매뉴엘은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를 해결할 경제팀의 인사를 자신의 아이디어로 구성했다. 국가경제위원장에 로렌스 서머스, 경제자문위원장에 크리스틴 로머, 경제수석보좌관에 제이슨 퍼먼, 재무장관에 티머시 가이트너, 경제회복자문위원장에 폴 볼커 등이다.

2009년 새해가 또 전쟁으로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원하지만 가자지구 내 "하마스는 절대 안 된다"란 입장이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내 하마스의 씨를 말리기 위한 공격을 감행했다.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내에선 정치적인 정당조직이지만 평화협상 당사국인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선 테러단체로 지목한 단체이다. 이스라엘이 2005년 가자지구에서 철수를 했지만 하마스가 주도권을 잡는 상황은 용납할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가자지구를 철저하게 봉쇄한 이스라엘에 대항해 하마스는 그동안 간간이 로켓탄을 공격했었다. 때문에 가자지구를 향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그 강도에 세계가 당황하고 있다. 마치 AIPAC이 오바마 권력의 출범을 앞두고 자신들의 어젠다를 천명하는 것 같기도 하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종교적으론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단지 첩실이지만 장자로 태어난 이스마엘의 자손이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아랍(이슬람)민족이고 정실에게서 뒤늦게 태어난 이삭의 자손이 유대계인 이스라엘이다. 아직 예수를 사기꾼이라 부정하는 유대인(이스라엘)이나 마호멧을 메시아라 일컫는 모슬렘(팔레스타인)이 미국의 프로테스탄트의 눈에는 별로 차이가 없다.

그러면 향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운명과 폭약고와 같은 중동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 와중에 유태계는 오바마 당선자를 비롯해 미국사회의 주류에 막강한 영향력을 늘려나가는 한편, 가자지역에서는 공습과 지상군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다시 한번 미국내 유태계의 거침없는 공격적 로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신년 벽두부터 벌어지고 있다.

필자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겸 본지 편집위원은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통한 권리 찾기와 한인들의 정치적 위상 높이기를 목표로 93년 뉴욕 등 미 동부 대도시에 '한인유권자센터'를 만들어 16년째 활동해온 대표적인 정치 비정부기구(NGO) 운동가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높여온 김 소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93년 당시 7%에 불과하던 한인들의 평균 투표율은 2004년 25%로 뛰어올랐다. 최근에는 미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한국인 출신 시민운동가로 꼽히고 있다. 2008년 미국 전역에서 열린 대선 현장을 모두 찾아 대선 현장을 생중계하고, 이를 한국과 한인들의 미국내 정치력을 높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 김동석 미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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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위한 한국아카데미' 조사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의 교사들이 초·중, 고교 학생들에게 '한국(Korea)'에 대해 언급할 기회는 겨우 3차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미국의 '교사를 위한 한국아카데미'(KAFE.Korea Academy For Educators. 공동대표 이혜리.메리 코너)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초·중, 고교의 역사 교과과정에서 미국 교사가 '한국'을 설명할 기회는 7학년 때 2회, 11학년 때 1회 등 고작 3회뿐이다. 이는 KAFE가 '역사·사회 지도 안내서(History Social Science Framework)'를 조사·분석한 결과다.

그러나 이 기회마저도 한국을 제대로 소개하거나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는 구체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관계를 다루면서 한국을 기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249쪽 분량의 이 안내서는 공립학교 교사가 학생을 가르칠 때 사용하는 지침서. 한국을 언급한 대목은 7학년 '세계 역사와 지리: 중세 및 초기 근대기' 단원의 "불교가 중국에서 한국과 일본으로 전파됐다.", "일본이 지리적으로 중국과 한국에 근접해 학문과 언어, 종교 철학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등 두 차례이다.

또 11학년 과정에서는 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이 시작되는 가운데 미국의 전후 마셜 계획과 트루먼 독트린을 다루면서 '한국 전쟁'을 한 번 더 설명하고 있다.

미국인으로 한국 바로 알리기에 앞장서는 메리 코너(여) 공동대표는 최근 미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유치원에서 12학년까지 미국 학생에게 한국을 소개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며 "지도 안내라는 것은 수시로 업데이트 되고 고칠 수 있기에 앞으로 새크라멘토 주 의사당에서 6회 실시하는 공청회에 참가해 개정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4년부터 미국 중·고교 공립학교 교사와 상담원 등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역사 세미나를 개최해 온 메리 코너 대표는 이어 "공청회에 참석할 한국인과 재정적으로 후원해 줄 재미동포들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역사 교사로 30여년간 활동하다 은퇴한 그는 KAFE를 설립했다.
공동 설립자인 이혜리 씨는 '할머니가 있는 풍경'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로 서울에서 태어나 4세 때 부모를 따라 이민했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서 NBC 등에서 스크립터로 일했다.

후원문의☎ (미국)626-441-1284.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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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감미로운 음악이오? 내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르죠."

창백하리만큼 하얀 피부에 '뜻을 이루라'는 의미의 외할아버지가 지어 주신 독특한 이름까지, 아직도 자신을 두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사람이 많단다. 심지어 군대 간다고 했을 때 '외국인이 왜 우리나라 군대에 입대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을 만큼 이국적인 이미지가 풍기는 외모이지만 알고 보면 순수한 한국인이다.

2008년은 이루마(30·사진)에게 누구보다 뜻깊은 한 해였다. 해군 제대를 했고, 결혼 후 첫 딸을 얻었으며 2년 동안 손꼽아 기다리던 전국투어 콘서트를 열였다.

"아직도 제가 연주 음악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해요. 앞으로 어떤 곡을 쓰고 싶냐고 묻는다면 답은 뚜렷히 없는 것 같아요.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쓰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무한하죠 . 최근에는 음악 감독으로서 영화나 드라마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OST 수록곡으로 제 곡이 쓰인 적은 많지만 한 작품을 위해 내가 상상하는 이미지와 풍경을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다르니까요. 또한 그동안 제 음악은 소품곡의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심포니 곡을 쓰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5세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 11세에 영국 유학길에 오른 이루마는 중학생 때부터 작곡가의 꿈을 키웠다. "어느 날, 교실에서 피아노를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 한명이 노크를 하고 들어왔어요. 지금 연주한 곡명이 무엇이냐며 악보를 구할 수 있느냐고 묻더군요. 알고보니 그는 유명한 작곡가를 아버지로 둔 친구였어요." 이루마는 자신이 직접 쓴 악보를 그에게 건넸고, 그때부터 자신감을 얻어 제대로 작곡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2001년 5월 데뷔 앨범 'Love Scence'를 발표한 이루마는 일본 중심의 뉴에이지 음악 시장에서 신선한 충격과 가능성을 보여왔고, 앨범 또한 아시아 5개국에서 발매되었다. 그는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OST와 심포니 외에도 국악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예전에 가야금을 하는 분을 만났는데 '작곡가가 없다'며 '연주할 수 있는 곡들이 많지 않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어느 외국의 피아니스트가 해금과 같이 연주를 했는데 너무 멋있었다며 이루마 씨는 왜 그런 연주 안하느냐 물으시면서요. 서양 악기와 국악기는 울림도 다르고 음역도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죠. 진정한 국악기의 소리를 살릴 수 있는 그런 음악을 쓰고 싶어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조급해하지 않으면서요. 다 때가 있는 거니까 아직은 고민하는 단계에 있어요."

영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올해 8월 군악대와 해군홍보단으로서 병역 의무를 마친 그는 희노애락이 공존했던 군 생활 이야기에 눈이 반짝였다. 어리지 않은 나이에 갔던 군대인 만큼 느낀 점이 더 많다.

"가입소 기간에 훈련을 하면서 일주일 정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요. 일주일 안에 해군을 포기하면 육군으로 빠질 수 있었죠. 그런데 전 이미 해군 간다고 기사화 됐기 때문에 힘들어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 조용히 갈껄 그랬나 싶기도 했고.(웃음) 어떻게 보면 잘된 일이었죠."

초등학교를 마치기도 전에 이민을 갔던 그는 한국 사회에서 '선후배 문화'에 끼여들 틈이 없어 늘 아쉬웠다. 그래서인지 같은 해군 출신만 봐도 반가움과 든든함이 느껴진다.

"군대에서 기억에 남는 일은 너무도 많아요. 저보다 10살 어린 친구가 '귀를 파주겠다며 누워보라'고 하기도 했는데 기분 참 묘하더군요.(웃음) 밖에서 빗자루질 하고 있는데 선임에게 똑바로 안한다고 욕도 듣고…. 사실 이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예요.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는게 군대예요. 어려웠던 것들에 대한 부분을 아주 작게 만드는 능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동서 사이가 된 배우 권상우 덕에 요즘에는 처제 부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권상우의) 연예인 같지 않은 털털한 성격에 놀랐다'는 그는 이따끔씩 삼청동 카페 등지에서 만나 함께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지난 28일에 열린 서울 공연에서는 권상우와 손태영 부부가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내년 봄 출산 예정인 처제 손태영은 한창 태교에 몰두하고 있다고. 손태영의 친언니인 손혜임 씨와 지난해 결혼식을 올린 이루마는 올해 7월 딸을 얻었다. 이름은 '이로운'. 아빠가 지었을 거라고 다들 생각하지만 엄마가 지은 이름이다.

"결혼을 하면 완성된 듯한 느낌이 들어요. 혼자였을 때는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나를 반겨주는 것은 우두커니 서 있는 피아노 한 대였는데 이제는 아내가 있고 옹알대는 딸도 있어요. 일부에서는 음악가는 절대 안정된 환경에서 있으면 안된다고 말을 하죠. 음악이 예전보다 잘 안나오지 않느냐 하는데 솔직히 맞는 말이에요. 예전에는 하루 종일 몇 십 개의 곡을 쓴 적도 있었죠. 하지만 그때의 음악보다 지금이 음악이 더 깊이가 있고 뜻이 있고 의미가 있어요. 예전에 없었던 깊이가 생긴 것 같네요."

요즘 23개 도시 전국 투어를 하고 있는 그는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뛰어난 무대 매너를 선보이고 있다. 타고난 입담으로 공연을 이끌어가는 그이지만 사실 무대 공포증이 굉장히 심했다고.

"다른 사람의 곡을 연주한다면 저는 무대에 못섰을 겁니다. 내 곡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공연을 너무 많이 해서 스스로에 대해 잘 알아요. 내 자신에게 최면을 걸고 '내 방에서 연주를 한다', '저 사람들은 나와 굉장히 친한 사람들이다' 라는 생각으로 연주를 하죠."

그는 대극장에서 공연을 하더라도 마치 소극장에서 공연하듯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심지어 신청곡까지 받는다. 단조로울 것이라는 피아노 솔로 공연에 대한 편견은 그의 공연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앵콜 곡이다. 귀에 익숙한 곡이지만 평소에 들을 수 없던 편곡으로 인해 관객의 호응이 최고조에 달한다. 한때는 가수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색다르게 편곡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고, 이따금씩 만화 주제가를 아름다운 선율로 선보였다.

공연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공연했을 때다. 그날 따라 태풍이 몰려와 야외 무대의 세트가 떨어지는 등 비상이 걸렸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에서 반주를 하는 도중 태풍으로 악보가 날라 가고 말았다. 다행히 노래의 뒷부분이 앞부분과 비슷해서 뒷장 악보 한장만 가지고 그는 무사히 반주를 마쳤다. 그런 돌발 상황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표정 관리하며 연주를 완성하는 모습에 관계자는 물론 관객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예전에 콘서트 중, 어떤 남성 분이 갑자기 '이루마 씨, 부탁이 있습니다!'하고 무대로 나오시는 거예요.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프로포즈 곡으로 '오솔레미오'(O Sole Mio)를 부르겠다는 겁니다. 굉장히 당황했었죠. 그 분이 그날 오전 마라톤을 완주하고 왔는데 아내 될 사람을 위해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무대까지 오신거였어요. 하필 그때가 공연 마지막 부분이어서 마무리를 잘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터라 굉장히 난처했죠. 결국 고민하다 그 분이 부탁을 들어줬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거절안하고 그분에게 기회를 줄 수 있었다는게 다행이구나 싶어요. 내 음악을 통해 저 분이 인생의 가장 큰 행복한 순간을 맞이했다는 것이 뜻 깊었죠. 음악이란 곧 '만남'이니까요."

최근 발표한 6집 앨범 'PNONI'(Piano and I)는 기존 앨범과 사뭇 다르다. 과거의 앨범에는 곡에 대한 설명을 수필 형식으로 수록했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앨범 명처럼 '피아노와 나'라는 의미를 담아 오로지 음악과 곡의 제목만 담겨 있다.

"대부분 병장 때 쓴 곡이에요.(웃음) 아무래도 그리움에 대한 것들로 인해 스스로 밝아지려고 노력했던 때였어요. 피아노 솔로로 다시 간 이유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 최대한 뭔가를 발휘해 보자, 싶어서였죠. 이번 앨범은 그동안 피아노 곡들 중에서 가장 신중하고 고민을 많이 한 앨범이에요. 내가 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르죠."

그는 스스로 '매우 부족한 사람'이고 당당히 말한다. 어쩌면 그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가짐이 그의 음악에 그대로 녹아 순수하고 따뜻한 선율을 빚어내는지 모른다.

"예전에 들렀던 한 병원에 피아노가 있더라구요. 누구나 치고 싶으면 악보를 가져와서 칠 수 있게끔 되어 있었죠. 신기하다 싶었는데 그때 하얀색 가운을 입은 의사 한분이 악보를 들고 걸어가 쇼팽의 곡을 연주하더군요. 완벽한 연주는 아니었지만 내가 들었던 연주 중에서 가장 멋있었어요. 정말 즐기고 있었거든요. 의식하지 않은 연주, 이게 진짜 연주구나 느꼈죠."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사진 황재원 기자 jwstyle@segye.com / 장소 삼일로 창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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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한국 현대문학을 해외에 소개하기 위한 '영문판 한국현대문학 앤솔러지'에 시대와 장르를 대표하는 문학작품 300여편이 선정됐다.

한국문학번역원은 5일 소설 황순원의 '소나기' 등 80편, 시 김수영의 '폭포' 등 218편, 희곡 오영진의 '맹진사댁 경사' 등 17편을 '영문판 한국현대문학 앤솔러지'로 발표했다. 작가 145명의 작품 315편이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해 외국에 소개된다.

시인 고은의 작품이 가장 많이 뽑혔다. '조국의 별' '문의마을에 가서'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 '화살' '서시' '어머니' '뻐꾸기' '광장 이후' 등 8편이 들었다. 서정주의 시는 '자화상' '귀촉도' '무등을 보며' 등 7편이다.

김소월은 '진달래꽃' '접동새' '산유화' '초혼' 등 6편, 김수영도 '폭포' '풀' 등 6편을 실었다. 박목월의 '나그네' '하관' '청노루' 등 5편도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한다.

소설 부문에서는 김유정, 채만식, 현진건, 황순원의 작품이 각 3편씩 포함됐다. 김유정 작 '만부방' '봄봄' '동백꽃', 채만식 작 '논 이야기' '레이메이드 인생' '치숙', 현진건 작 '할머니의 죽음'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황순원 작 '소나기' '목넘이마을의 개' '학' 등이다.

이 사업은 현대 한국문학을 체계적, 통합적으로 외국에 소개하기 위해 추진됐다. 한국문학의 위상을 강화하고, 해외 한국문학 연구의 기본 교재를 제작함으로써 한국문학 연구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2007년 1월~2009년 12월까지 3개년 사업으로 이뤄진다. 시대와 장르별 대표 작가의 작품을 균형 있게 수록, 한국 현대문학의 전체적인 면모를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영미권 대학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며 추후 타 언어권으로도 번역 출판을 확대할 계획이다.

윤근영기자 iamy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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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http://bbs1.worldn.media.daum.net/gaia/do/country/read?bbsId=N002&articleId=17424&RIGHT_COUNTRY=R6

스몰비지니스의 힘

한인 이민자들 중 많은 분들이 편의점이나 세탁소 또는 식당을 운영 한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 식당 그리고 한국 식품점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있습니다.

 
한인 실업인 협회 회원의 사업장을 살펴보면 Edmonton근교만 해도 대부분의 사업장이 대도시에서 떨어진 지방에 위치하고 있고 상당수의 업종이 주유소나 Grocery Store, 모텔, 식당등 입니다.
한인 이민자들 중 많은 분들이 편의점이나 세탁소 또는 식당을 운영 한다고 합니다.

한인들에게 이러한 비지니스가 자리잡게 된것은 한인의 이민 역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30~40년전 캐나다에 진출한 초기 한인 이민자들은 영어의 한계나 정보력 부족등으로

직업의 선택폭이 적을수 밖에 없었고 미화 몇 백불 정도만 가져올 수 있었던 당시의 상황에서 우선은 당장 먹고 사는 일이 절실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여 지가 없던 초기 이민자들은 몸으로 때우는 단순 노동 직업은 물론 철물을 취급하는 공장에서 일을 하며 용접등의 기능을 습득하기도 했고 시간이 흐르며 어느 정도 재산이 축적되면서 언어의 장벽으로 인한 불안정한 직장보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가족 단위의 비지니스가 적합했을지도 모릅니다.

지역적으로도 자본이 많이 들고 경쟁이 심한 대도시 보다는 중소도시가 사업하기에 수월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문영어가 필요치 않고 큰돈이 들지 않아도 열심히 몸을 움직이면 그런대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영위 할수 있는 그러한 업종 중에 하나가 그로서리 스토아였지요





그런 말도 들립니다.


그 짓(?)하려고 이민 갔냐고?

또한 한인 이민 1세대 아니 한인 사회의 한계라는 말도 합니다.



2002년 월드컵이 때였던가요?
캐나다의 한 언론(National Post)에서 한국에 대한 왜곡기사로 교민은 물론 고국에 계신 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어이없어 했던 일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신문사는 사과문을 계시하고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는 등 해명한 일 있었습니다.  이곳 백인들이 콧대가 등등한 이곳에서 설사 그네들이 명백한 과실이 있어도 사과를 받아내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노력했겠습니까?
몰려가 데모라도 했습니까?

자기네들이 스스로 뉘우쳤겠습니까?

 
그 힘(?)은 소위 Convenience Store(편의점) 이었습니다.

상당수의 편의점이나 식품점등 소매점은 한인들이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었지요.

대형 할인점을 제외하고 식품 등 생필품을 취급하는 편의점,
아침 일찍 열고 저녁 늦게 닫아 항상 불이 켜 있는 곳,
담배나 신문, 잡지도 취급하는 미세 혈관처럼 퍼져있는 한인 편의점에서
그 신문의 불매운동을 벌인 것이지요.

신문이 오면 받아놓고 매장에는 진열하지 않고 이튿날 전량 반품하며
반복하기를 한달……
언론사가 의도적이던 아니던 벌집을 건드린 거지요.
판매량이 급감한겁니다.
해당 신문사는 사활이 걸린 문제였고 결국 사과하고 화해의 손길을 보낸 것이지요.
다시는 그런 짓을 못 할겁니다.


결국 많은 분들이 천시(?)하는 편의점이

즉 스몰비지니스가 우리의 자존심을 살린 겁니다.


많은 한인분들이 이러한 편의점을 하는 덕택(?)에 현지인들이 한국을 알고는 합니다.

처음 제가 가게를 열었을 때 많은 고객들이 저를  중국인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리려고 했고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하는 바람에  많은 인사와 축하를 받았습니다.

편의점 만큼 많은 고객을 접하는 사업도 많지는 않습니다.
저나 사업 파트너인 동서도 가게를 벗어나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인사를 받고는 합니다. 알고 보면 제 고객이지요.
그렇게 해서 한국 사람들은 Smart하고 열심히 사는 민족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도 한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권리를 대변하는 실업인 협회가 있습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회원으로 하는 이익 단체지요.
여기에서는 대형 식품회사는 물론 상품공급 회사와 협상하여 한인 사업체에 대한 구매량에 리베이트나 구입가격에 대하여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 회사들은 한인 행사등에 스폰서 역할도 합니다.


이러한 한인 단체들은 그러한 언론 파동(?)에서와 같이 힘을 발휘하고

점차 캐나다 사회에서 한인들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껌 포장 박스에는 한글로 표기한 문구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공용어인 영어 와 불어도 있지만 다른 언어는 한글이 유일했습니다.
 
“소매상 여러분,
캐나다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이 향기의 껌을 다시 주문 하십시오.
(Dear Retailer, Please, re-order this flavour of Canada’s #1 selling chewing gum.)”


어느 작은 시골에 가봐도 한인들이 하는 사업체를 대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위험지역으로 인식 하는 인디언 거주지에서의 비지니스는 한인들이 아니면 들어갈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산다는 뜻입니다.
 
농담삼아 이런말도 합니다.
'아편장사가 남는것이 많다.'

물론 마약 취급이나 불법으로 이득을 취하는건 아니지만

위험한 만큼의 가치도 있다는 것이겠지요.


최근에는 한인들의 비지니스도 영세성을 벗어나 대형화하는 추세입니다.

동업등으로 힘을 모아 보다 크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업으로 진출하는 것이지요

이민 1세대 중에 고소득층은 대부분이 사업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주변에서 보면 가구당 연평균 소득 10만불은 아무리 스몰비지니스라고 해도 그리 여러워 보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직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중에 그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 영어에 능통하고 전문직에 종사하시는 분들이지요.


최근에는 자본만 투자하고 직접 일을 하지 않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알버타등 중부지역에는 밴쿠버에 사시는 자본가들이 몇년전부터 대형 모텔등을 동업에 의한 방법으로 투자하고 있고(경영은 매니저에게 일임)

에드몬톤 근교 천만불 이상 가치의 대형 주유소도 동업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두곳의 주유소를 동업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일푼으로 시작한 사업가들도 눈에 띄입니다

90년대 기술이민으로 온 분들중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고

어쩔수 없이 주유소에서 궂은 일을 하게 된 분들이 그들 중에 하나 입니다


그렇게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정유회사 소유의 주유소를 메니지먼트 하거나 리스방식으로 운영할수 있었고 경험과 재산이 어느 정도 축적된 후에 본인 소유의 주유소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제 주변에도 여러분 계십니다


무일푼에서 비록 은행융자가 포함된 100만불 이상 가치의 비지니스 소유하고 운영하는데 10년이 넘는 세월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그 세월에 비해 이루어진 것은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그 만큼 한국에 비해 경쟁이 심하지 않다는 의미도 있고 또한 현지인은 몸으로 때워야 하는 힘든 사업일 보다는 고부가가치의 분야에 투자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많은 이민자들이 한국에서의 생활했던것 보다 시작은 작고 초라해 보일수도 있지만

노력의 여하에 따라 자신의 꿈이나 보다 높은 목표에 도달할수 있을 것입니다.


한인들이 비지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소규모에서 대규모 사업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걸맞추어 머지 않아 캐나다에서도 한인들이 캐나다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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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초대석>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베이징 올림픽은 동북아 패러다임 바꾼 세계적 이벤트"
"중국의 反韓감정, 라이벌의식과 민족주의에서 비롯"
"中.日과 맞서려면 물량보다 보편성, 고유 특성 가져야"
"문화경쟁력은 말 아닌 행동으로"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편집위원 = "냉정히 분석을 해야돼요. 우리에게 잘못이 뭐가 있고 중국의 잘못이 뭐가 있었는지. 예를 들면 역풍이라는게 있죠. 공을 그냥 가지고는 튀지 않습니다. 세게 때리면 세게 반작용으로 올라와요. 그렇다면 중국인의 혐한증이 있기 전에 뭔가 한국이 세게 때린게 있지요. 그게 한류였지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올림픽 기간 중국인들이 드러낸 반한감정의 배경에 대해 역사.문화적 논리로 설명하면서 한류문화도 하나의 빌미가 됐을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중.일 3국이 민족주의 경쟁을 하면 깨지는 것은 한국이라면서 3국이 '가위 바위 보' 원리에 따라 서로의 특성을 존중하면서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해나가는 코피티션(copetition)관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올림픽이 갖는 의미와 상징,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이어령 전 장관으로 부터 들어봤다. 88 서울 올림픽 개회식 당시 '굴렁쇠소년' 아이디어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이 전 장관은 최근 첫 시집을 내는 등 70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베이징 올림픽을 지켜본 감회가 남다르셨을텐데요.
▲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인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큰 세계적인 이벤트였습니다. 동북아에서 제일 먼저 올림픽을 한 것이 도쿄이고 거의 20년 뒤 서울에서, 또 20년뒤에 베이징에서 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도 이렇게 시나리오를 쓸수 없을 것입니다. 남미라든가 소위 남반구에서는 올림픽을 할만한 나라가 없습니다. 호주 정도가 있을뿐이지요. 19세기만 해도 동은 동, 서는 서라고 말했는데 아시아에서 세나라가 올림픽을 치른 이제는 동양과 서양의 문명ㆍ문화적인 밸런스가 거의 평준화되고 거의 비슷한 눈높이로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유럽기준으로 볼때 일본은 해양, 한국은 반도, 중국은 대륙입니다. 해양세력이 반도에서 대륙으로 그러니까 시(sea)파워에서 랜드파워로, 랜드파워에서 시파워로 오는 문명선(線)을 너무 극명하게 볼수있지요. 도쿄, 서울, 베이징을 합쳐서 '베세토'라고 하는데 이 베세토라고 하는 문맥에서 읽지않고는 베이징 올림픽이 갖는 의미가 안보입니다. 한마디로 중국이 또다시 아시아의 맹주로 돌아왔습니다. 중국이 제일 먼저는 이념대국이었고 이어 군사대국이 됐지요. 그 다음은 경제대국이 됐고요. 개방하지 않았으면 올림픽이 됐겠습니까.

개방에 더 채찍을 가해서 이제는 이념, 군사, 경제, 다음에 문화의 힘 이것을 중국이 가질려고 하는것이지요. 우리에게는 굉장히 충격적이고 지금까지 우리가 알았던 중국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자유분방함이지요. '새 둥지'라고 불린 메인스타디움 하나만 보더라도 사회주의 건축물이 아니란 말이지요.

-- 서울 올림픽때와 비교해 보면 어떤가요.
▲ (굴렁쇠 소년 얘기를 하면서) 역대 개폐회식에는 어린아이가 나온적이 없었어요. 건장한 남자 위주로 됐던건데 처음으로 어린아이를 내세워서 생명이라고 하는것, 정적속에서 아이가 하얀옷을 입고 굴렁쇠를 굴리면서 지나가는 텅 빈 공간, 아이를 보여준 것이 아니라 그 햇빛이 꽉 찬 메인스타디움 자체와 배경, 즉 그림 그리는 백지를 그림으로 보여준 거예요. 돈이나 무슨 재주를 피우는 것이 아니라 정적과 공백을 이용한 동양의 정신, 그 자체를 보여준 것이지요. 이런 것들이 문화이고 예술이지 불꽃을 몇방 쐈느냐 불꽃으로 무엇을 그렸느냐 하는것 등은 기술이지요. 베이징 올림픽의 경우 립싱크한 것은 괜찮은데 올림픽 행사를 전세계에 보여주기 위한 영화찰영 세트장으로 만든 것은 비난받을 일이라 하겠습니다.

강대한 일본과 이번에 본 것과 같은 화려하고 거창한 그런 중국사이에서도 우리가 살아남을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20년전 우리는 (개회식을) 대낮에 했습니다. 거짓말 할수 없고 짝퉁을 못만들지요. 햇빛아래 어디다 숨기고 매달고 하겠습니까. 그런 대낮에 영상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입김과 꿈틀대는 다이내미즘을 보여준 것이지요. 물량주의 경쟁에서는 우리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장예모 감독의 영화적인 화려한 스팩터클을 이기겠습니까. 굴렁쇠처럼 뒤통수를 치는 그런 아이디어나 창조력을 가지면 중국의 13억을 한 사람이 꺾을수 있는 가능성이 우리에게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일본, 중국과 경쟁할 때는 도쿄나 베이징 올림픽이 못보여준 것을 서울올림픽이 보여준 것이 무엇이었느냐, 이것을 평가하고 검증하고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only one), 한국이 안하면 남이 못하는 것, 이 온리원이 있을때 우리는 작던 크던 존재이유가 있고 세계에서 살아남아서 당당하게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있을 것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을 보면서 무조건 우리는 안되겠다는 패배주의에 빠져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우리가 잘난체 하는 우월의식을 가져도 안됩니다.

메인스타디움을 외국인에게 발주했다고 해서 중국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큰 잘못이예요. 그런 건축가를 쓸수 있는 중국, 유니크한 설계를 받아준 중국이 놀라운거다 이거지요. 중국의 주 경기장이 우리를 압도했듯이 서울 올림픽 주제가인 '핸인핸'(hand in hand)은 중국을 압도해버렸지요. 외국인에게 작곡을 발주했지만 가사중에 '벽을 넘어서', '아리랑', '서울'이라는 세마디를 넣어 한국화시킨 것을 전세계에 800만장이나 판매했습니다. 그 아이디어가 중요한 것입니다. 정확히 판단해야 합니다. 욕할것 욕하고 칭찬할 것 칭찬하고, 또 우리것을 비교해서 남의 나은 점, 못한 점을 객관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민족우월의식을 가지고 뒤집어 씌워도 안되고 중국을 덮어놓고 숭배하거나 폄하해서도 안됩니다. 이것이 베이징 올림픽을 보는 관전평입니다.

-- 중국인들이 한국팀이 아니라 일본팀을 응원한 것을 어떻게 봐야 합니까.
▲ 혐한증이 있기전에 뭔가 한국이 중국에 대해 세게 때린것이 있지요. 그것이 한류였지요. 한쪽으로는 대장금을 통해서 한국 것을 즐기면서도 한쪽으로는 한류붐에 대한 역작용도 커지는 것입니다. 한류붐을 제일 싫어한 것이 중국배우들입니다. 한류배우들이 중국에 오면 사람들이 열열한 반응을 보여주니까 굉장히 기분이 상한거예요. 중국배우 몇사람이 반발을 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을 헐뜯은것중 하나가 대장금에 나오는 침놓는 것입니다. 한의는 중국이 원조인데 자기들 것이라며 팔고 있다는 식으로 해서 좋게 보던 사람들도 쾌씸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겁니다.

5월5일 단옷날 같이 기수가 합치는 달은 중양절이라고 해서 시경에도 나오는 중국의 아주 오랜 전통입니다. 그런데 유네스코에다가 단오절을 등록하니까 한국이 역사까지 다 도둑질해갔다고 받아들입니다. 사실은 그게 아니지요. 단오를 등록한게 아니라 단옷날에 하는 우리의 민속을 등록한 것인데 말입니다. 중국은 대국이지만 나름대로 콤플렉스가 있습니다. 한(漢).당(唐) 영광 이후로는 쇠퇴해가지고 변방으로부터 지배당했습니다. 베이징의 이름이 세번이나 바뀌었습니다. 지배를 당한 베이징시대는 우리의 일제와도 같은 것이라 할수있지요.

옛날에는 자기네들 식민지라고 생각했는데 경제. 문화적으로 한국이 앞서면서 라이벌의식이 생겨 서로 민족주의가 맞붙은 것입니다. 그런데 한.중.일 3국이 민족주의 경쟁을 하면 깨지는 것은 한국이예요. 이럴수록 우리는 보편성, 객관성 이런걸 해야 그들이 힘으로 또는 물량으로 우리를 지배못하는 거예요. 중국은 코끼리에 비유할수 있습니다. 우리는 조련사 역할을 해야지 그냥 코끼리한테 펀치를 먹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가위 바위 보'는 센게 없잖아요. 그 식으로 해야합니다. 한.중.일은 각자의 특성이 있습니다. 그 특성을 존중하고 서로 역할분담해야 합니다. 옛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경쟁하면서 협력하느냐는 코피티션을 해야 합니다.

-- 혐한증을 초래한데는 인터넷의 영향도 있지 않겠습니까.
▲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상에서 편협한 싸움을 하는게 문제입니다. 중국 지진때도 '인과응보'라느니 '못된짓 해서 당하는거다' 이런식으로 해놓으니까 싸움이 붙은것이지요. 인터넷에 떠도는 일본의 혐한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도 피가 끓지요. 세상에, 남경에 가서 중국사람들을 몇십만명 죽인 일본을 응원하고 한국을 야유하는게 이치에 닿습니까. 우리가 언제 중국사람을 한사람이라도 해친적이 있습니까. 중국이 해치면 해쳤지, 6.25때.

인터넷 매체의 블로그는 편집국장이나 부장도 없이 자기가 쓰면 바로 그대로 나가는데 따질 사람도 없습니다. 댓글다는 사람도 승인없이 그대로 올립니다. 이런 인터넷 문화가 초래하는 문제가 국내라면 애교로 보고 그냥 웃고 넘길수 있지만 외교전이 됐을때는 손해를 보고 서로 상처를 입게 됩니다. 해커전쟁이 더 문제입니다. 미국도 13억 인구의 중국과는 해킹 전쟁을 하지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넷에서도 우리는 소수가 가지는 장점을 살려야지 물량전으로 가면 안됩니다. 다음 런런올림픽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맞붙었을때 중국사람들이 우리쪽에게 박수를 보낼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현명합니다.

-- 한류 열기가 시들한데 어떻게 봐야합니까.
▲ 기 소르망이 얘기한 것 처럼 지금 우리는 경제력에서 10위권인데 국가 브랜드는 30위 40위를 밑도는 수준입니다. 중국이 올림픽에 인공강우까지 동원하고 수조원을 쏟아부은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한(恨)이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에 비쳐진 중국의 이미지는 더럽고 가난한 것이었습니다. 문화혁명때 바이올린이 부르주아 악기라고 해서 그 비싼 스트라디바리우스 같은것을 군중들 보는 앞에서 밟아서 부수고 태우고 기르는 개도 몽땅 죽여버렸지요. 올림픽을 통해 그런 이미지를 세탁하고 국가브랜드를 올리려고 했던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한류를 놓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을 분석하고 우리 국민들이 좀 더 문화의식이 있었다면 한류를 밀어줄수 있는 저력이 됐을 것입니다. 한류스타 자신들이 좀더 세밀한 전략을 갖고 프로듀서나 문화를 매개로 하는 기획사들이 힘을 내줘야 합니다. 우리는 자본주의사회니까 국가가 못하고 개개인이 해야 하는데 중국에서 한 몇조원의 올림픽과 맞서는 효과를 우리 대중문화하는 사람이 해야 되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난타' 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절대로 부정의 땅에서는 꽃이 피지않습니다. 추운 땅에서는 꽃이 안피지요. 그러니까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젊은이들이 지금 해나가야 할 일입니다.

-- 문화가 국력인 시대입니다. 문화경쟁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사회적인 관용성이 중요하고요. 말로만 애국하고 문화 문화 떠들지말고 책방에 가서 책 한권 사주세요. '해리 포터'로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아십니까. 삼성그룹 전체의 순이익보다 해리 포터를 쓴 조앤 롤링의 수입이 더 많아요. 손가락 하나 가지고 한겁니다. 돈만 벌었나요.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고 익사이팅한 감동을 줬습니다. 우리도 그런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영어권이 아니면 아닐수록 번역하고 그런 작가를 키워야지요. 앞으로는 영어로 써도 될 것입니다. 나만 하더라도 일본어로 직접 써가지고 베스트셀러가 됐잖아요. 앞으로는 그런 시대입니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글로벌이라는게 그런겁니다. 오페라가 시시하다고 하지말고 시시할수록 더 가야지요. 그래야 좋은 오페라가 생깁니다. 그 추임새가 내 딸이, 내 손자가 기가 막힌 오페라를 구경할수 있는 문화민족이 되게끔 합니다.

제 자신 얘기지만 문화부장관 할 때 싸움을 해가면서 어렵게 예술종합학교를 만들었어요. 당시에는 각 대학에 예술학과가 있는데 왜 또 만드느냐는 등 반발이 많았지만 지금 어떻게 됐습니까. 전세계를 석권하고 있습니다. 졸업생들이 뉴욕 댄싱세계경선에서 1,2,3등으로 휩쓸었습니다. 한국인의 재능은 장사하는거나 정치 과학기술 보다 훨씬 문화예술쪽에 체질적으로 DNA가 있습니다. 나라마다 특성이 있는데 한국인의 뛰어난 문화예술의 힘은 하느님이 주신 것입니다. 문화예술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데 말로만 하지말고 자꾸 참여해야 합니다. (사진.서명곤 기자)

jami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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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몸이)움직일 수 없잖아요." 사랑했기에 여러 조건 따져보지 않았다. 마음 가는 대로 '님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낯선 한국땅에서 아내로, 며느리로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도 많았겠지만 그저 쿨하게 움직였다. 먼 나라가 아닌 '내 남자의 나라'라고 생각했다. 행복해지는 연습, 사랑하는 연습을 했다. 또 추억하고 고마워했다. 이젠 내일이 더욱 기다려진다.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의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28)씨. 한국 생활 딱 2년째,'크리스티나'라는 이름보다 '미수다 동장님''여자 앙드레 김' 등으로 더 유명하다.KBS-2TV 오락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미수다)'에 출연해 '앙드레 김' 스타일의 느린 말과 특유의 억양으로 인기를 얻은 덕분이다. 포털사이트에 팬카페까지 생길 정도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도 근무
또한 지난 4월,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6급대우)으로 뽑혀 화제가 됐다. 서울 역삼동에는 8000여명의 외국인 주민이 거주하는데 이들의 행정편의 등을 도와주는 '외국인 동장'이 된 것.'미수다 동장님'으로 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거침없는 좌충우돌형이다. 최근에 또 하나의 일을 저질렀다.'크리스티나처럼'이란 자전적 에세이집을 펴낸 것. 아직은 한국어를 말하고 쓰는데 서툴러 자유기고가 윤종환씨의 도움을 받았다. 어쨌거나 20대의 젊은 나이에, 그것도 낯선 땅에서 시어머니를 모신 새댁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기가 간단치 않을 텐데 말이다. 다음달부터는 대학강단에도 선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국제법을 전공하면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부했고 한국남자를 만나면서 한국어까지 구사한다.

한국인 남편과는 이탈리아어, 시어머니와는 한국어, 직장에서는 영어, 또 방송에서는 한국어를 쓴다. 하루 일과동안 최소 3개국어 이상을 쓰느라 머리가 복잡하진 않을까. 지난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그를 만났다.'동장님'이 된 지 4개월 동안 어떻게 얼마나 적응했을지 궁금했다. 그의 명함에는 '역삼글로버빌리지센터장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라고 적혀 있었다.

봉사모임 이끌며 불우이웃돕기에도 솔선
역삼글로벌빌리지센터는 외국인 주민들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센터로 전기, 가스, 수도, 의료 등을 상담하고 외국인등록사실증명원, 거주사실증명원 같은 민원서류를 발급하는 기능도 맡는다. 크리스티나는 여기에서 외국인의 행정편의는 물론 투자상담까지 한다.

또 센터장 자격으로 서울시 정책모임인 '서울 타워미팅'이나 '글로벌 정책회의' 등에도 참여해 직접 정책에 관한 의견을 발표한다. 아울러 외국인 부인들의 모임인 SIWA(Seoul International Women Association),AWC(America Women Club) 등에 참여, 센터홍보를 한다.

센터장 취임 이후의 실적을 잠깐 들여다봤다.7월 말 현재까지 투자통상 122건, 생활정보 197건 등 모두 2705건을 상담했다. 매월 첫째주 금요일 '영화감상의 날'과 매주 2회씩 영어·한국어 강좌를 열어 내외국인의 친목도모를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외국인 중심의 자원봉사 모임을 만들어 불우이웃 돕기행사에도 나서고 있다. 당초 젊은 외국인이 잘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는 달리 역삼글로벌빌리지센터를 단순한 민원실이 아닌, 인간관계까지 넓히는 외국인들의 사랑방으로 변모시켰다. 하루 30명가량 외국인이 찾는 것도 이 때문이다.

취임한 지 꼭 4개월이 됐는데 그동안 주로 어떤 일을 했나요.
"이곳에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든가 투자상담을 하러오는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또 역삼동에는 현재 8117명의 외국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생활의 불편한 점을 상담하러 오는 경우도 많지요. 예를 들어 집에 가스설치를 하려는데 어떻게 하느냐,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구입하려는데 방법을 알려달라는 외국인들도 많습니다."

문화가 다른 한국생활에서 적응이 잘 되는지요.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의 문화를 알고 이해하려는 생각, 오픈마인드가 중요하잖아요. 처음에 한국왔을 때 지하철에서 등산복을 입은 아줌마들을 많이 봤습니다. 저는 '지하철을 타려면 유니폼을 입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지요. 또 빈자리가 생겼을 때 돌진하는 아줌마들을 보고 놀랐지만 이젠 완벽하게 적응했어요."

한국문화 익히려 서예·동양화도 공부
그는 한국 문화를 알기 위해 경희대에서 태권도, 서예, 동양화 등을 배우기도 했다. 태권도를 잘하느냐는 질문에 자신은 못하지만 '미수다'의 동료 비앙카(미국 출신)가 태권도3단으로 격파와 발차기를 잘한다고 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축구시합때는 어디를 응원했나요.
"이탈리아는 내 나라고 한국은 남편의 나라이기 때문에 양쪽 다 응원했지요. 결승전에서 만났으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요. 이탈리아도 일찍 집에 갔어요(웃음)"

▶한국 선수들이 뛰는 경기들을 TV를 통해 많이 봤나요.

"이탈리아는 축구나 배구 같은 단체경기를 할 때 응원을 하지만 한국은 역도나 레슬링 등 혼자 하는 경기에도 '아자아자'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한국이 메달 순위에서 처음에 중국 미국 다음으로 3위에 오르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년가까이 한국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한국사람들은 친절해요. 그런데 레벨이 많아요. 언니, 오빠, 동생, 형, 아우…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 또 있어요. 사무실에는 팀장, 과장, 계장…누구 밑에 누가 있고, 누구 위에 또 누가 있는지 피라미드 구조를 잘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웃음)"

▶시어머니와 살면서 갈등같은 것은 없나요.

"시어머니께서 언니처럼 아주 편하게 잘해줘요. 결혼초기에는 시어머니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했지요. 가끔 스파게티나 떡국, 삼겹살 요리를 같이 해먹기도 합니다. 일요일에는 교회도 같이 나가고….'미수다'의 출연도 시어머니의 권유로 나갔지요. 시어머니는 든든한 지원자입니다."

남편은 선생과 제자로 만나 결혼
크리스티나는 가톨릭인데 왜 교회에 나갑니까.
"저는 아무 상관없어요. 한국에서는 남편과 시어머니가 있기 때문에 교회에 나가고 대신 이탈리아 갔을 때는 성당에 가기로 약속했지요. 저는 결혼식을 두번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교회, 밀라노에서는 성당에서 했지요. 지난 6월28일 밀라노에서 이웃과 친척들을 불러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남편과는 어떻게 만났습니까.

"저는 대학원에 다닐 때였고 남편은 밀라노에서 성악공부 중이었습니다. 제가 그때 아르바이트로 이탈리아어를 가르쳤지요."

▶어떤 점이 마음에 끌렸나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떤 설명이 필요하지 않아요. 그냥 세상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났고 결혼하게 됐습니다."

선생과 제자로 만난 둘은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할 무렵 크리스티나가 벨기에로 직장을 옮기게 됐다. 이때 서로 결혼약속과 함께 한국행을 다짐했다. 남편은 현재 수원여대와 간호대 등에서 성악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센터장 임기는 2년,2010년 3월에 계약기간이 끝난다. 앞으로의 일에 대해 묻자 "특별한 계획보다는 그냥 움직여지는 대로 사는 것이 좋다."면서 다음달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주일에 두번 이탈리아어 강의를 맡게 된다고 귀띔했다. 국적을 한국으로 바꿀 생각은 없느냐고 하자 남편이 성악을 하고, 또 자신의 전공이 국제법이기 때문에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나의 꿈은 일과 사랑, 어느 한쪽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웃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크리스티나 그는 누구인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남1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했던 그는 국제법에 관심이 많아 2005년 10월 밀라노 가톨릭대학원에서 국제법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이 무렵 밀라노에 유학 중이던 남편 김현준(30)씨를 만났고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한국에 오기 전인 2006년 1월부터 8개월간 벨기에 브뤼셀의 EU본부에서 인턴십을 했다. 이후 한국에서 1년간 주한 이탈리아 무역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외국 바이어들을 위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가이드 북'의 발행 등을 도왔다. 현재는 TV 연예오락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면서 서울 역삼글로벌빌리지센터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이화석)의 승강기 안전 홍보대사에 임명됐다. 또 '크리스티나처럼'이라는 에세이집도 펴냈다. 경기도 안양에서 시어머니와 함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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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8.23 07:42



국방부 국악대ㆍ채향순중앙무용단 퀘벡 공연에 기립박수
(퀘벡, 캐나다=연합뉴스) 강일중 기자 = 올림픽 금메달이 부러울 것 같지 않았다. 21일 밤(현지시간) 캐나다 동부의 아름다운 도시 퀘벡에 있는 아이스학키경기장 겸 공연장 콜리세움 펩시. 이곳에서 한국 국방부 국악대와 채향순중앙무용단이 받은 기립박수와 열광적인 환호는 금메달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한국의 전통적인 악기로 우리의 어메이징그레이스(Amazing Grace) 연주를 할 수 있죠? 정말 놀라운 일이었어요. 너무 힘들 것 같은데 진짜 훌륭했어요. 남편하고 두 애들이 함께 왔는데 모두 한국팀 공연을 제일 좋아했어요." 퀘벡 근처의 작은 마을 포상보쉬를르랙에서 왔다는 린은 거의 감격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숨이 탁 막히는 것 같았어요. 나 뿐 아니라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숨을 가쁘게 쉬는 걸 느꼈어요. 뭐라 표현할 수는 없지만 북소리에서 아주 강력한 에너지가 분출되는 게 느껴졌어요. 한국 다음 순서가 싱가포르 군악대였는데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팀이 너무 훌륭한 연주를 하는 바람에 거기에 묻혀 버린 것 같아요." 보스턴에서 남편과 함께 온 린다는 채향순중앙무용단과 국악대가 함께 만들어낸 풍고춤(채향순 안무)에 대해 몇 번이고 원더풀을 외쳐댔다.

그들 뿐만이 아니었다. 공연장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제10회 퀘벡국제군악축제에 참가한 한국 국악공연 대표단(인솔단장 유차영 대령)에 찬사를 보냈다.

"여기 사람들이 우리 태평소의 음색에 반한 것 같습니다. 태평소가 백파이프하고도 비슷하면서도 뭔가 다른 느낌을 주는 거예요. 백파이프는 바람으로 불어넣다 보니까 크고 작아지는 부분을 연주할 수 없어요. 제가 어메이징그레이스를 할 때 일부러 농현을, 그러니까 바이브레이션을 집어넣어라고 병사들에게 얘기했어요. 우리 국악의 맛을 보도록 연주해 보라구요. 그런데 여기 사람들이 그 소리에 상당한 묘미를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국방부 군악대대장인 조한경 중령은 현지 외국인들의 우리 국악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에 크게 고무돼 있는 듯 했다.

어메이징그레이스의 전주를 우리 국악대의 태평소 연주병사가 먼저 불고 그 리드에 따라 군악축제에 참가한 13개국 1천1백 관악.타악기 연주자들과 무용수들이 도열한 상태에서 그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어메이징그레이스의 태평소 연주가 울려퍼지자 관객들 사이에서는 가벼운 신음과 같은 감탄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퀘벡축제의 음악감독인 레장 블레는 태평소가 리드한 어메이징그레이스는 이 곳 누구도 그간 들어보지 못한 환상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에 앞서 마지막에서 두번째 곡으로 우리의 아리랑에 맞춘 춤과 장구연주 및 심장고동을 멈추게 하는 듯한 풍고춤이 펼쳐지자 많은 관객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국악 연주와 춤에 대한 캐나다 관객들의 열광은 이날 공연이 처음이 아니었다. 콜리세움 펩시에서 세번 있을 정식 군악축제(Military Tattoo)의 이날 첫 공연 이전에 국악대와 채향순중앙무용단은 거리공연과 그랑테아트르 극장 공연에서 역시 뜨거운 환호소리를 들었다. 버뮤다 근처의 작은 섬에서 살고 있다는 카사는 자신이 찍은 우리 국악대의 거리공연 사진을 보여주면서 "너무나 환상적이었습니다"라고 침이 마를 정도의 칭찬을 했다.

"장구춤이나 부채춤 할 것 없이 한 장면 한 장면 마다 여기 현지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서 박수는 치는 거예요. 우리의 아름다운 춤을 국방부 국악대의 연주와 함께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채향순 단장은 캐나다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 기대이상이었다고 얘기한다.

국악단과 채향순중앙무용단은 이번 퀘벡국제군악축제에 앞서 지난해의 미국 버지니아군악축제에서 미국 관객들의 열띤 반응을 끌어냈었다.

"지난해 버지니아군악축제에 가서 한국 국악대 연주와 무용을 보고 첫눈에 너무 반했어요. 그래서 올해 퀘벡국제군악축제 때 이 작품이 캐나다 관객들에게 반드시 보여질 수 있도록 초청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국측에 의사타진을 했었죠." 이반 라셩스 퀘벡국제군악축제 집행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21일 콜리세움 펩시에 모인 캐나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감안한다면 라셩스 위원장의 한국팀 초청판단에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을 것 같다. 국악대는 그에 앞서 에든버러타투에도 참가해 큰 호응을 얻었었다. 채향순중앙무용단의 경우 지난 6월에 중앙아시아지역을 순회하면서 풍고춤 등을 선보여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었다.

'만남'을 주제로 한 이번 퀘벡축제 때는 세계적인 명성의 러시아 붉은군대합창대(Red Army Choir)를 비롯, 미국ㆍ영국ㆍ노르웨이ㆍ독일ㆍ벨기에ㆍ네덜란드ㆍ프랑스ㆍ칠레ㆍ폴란드 등 유럽 및 북남미 국가와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와 한국 등 모두 13개국 1천100명의 뮤지션과 무용수들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국악대 54명과 채향순중앙무용단 28명 등 모두 82명의 대규모 인원이 참가했다.

첫날의 밀리터리 타투 공연에서는 붉은군대합창대와 국방부 국악대 및 채향순중앙무용단이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붉은군대합창대는 퀘벡을 그간 수차례나 방문하는 등 이곳에서 고정팬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대규모 합창ㆍ무용단이다. 첫날 공연에서는 마침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캐나다 군인 3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데 따른 추도음악을 연주됐는데 장내가 숙연해지면서 일부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퀘벡국제군악축제는 퀘벡 도시역사 400주년을 기념하고 축제 개시 10주년을 맞아 보통 때의 2배가 기간과 규모로 지난 14일부터 시작됐으며 일요일인 24일까지 계속된다. 이 기간 동안 퀘벡 시내 곳곳에서는 이번 축제에 참가한 각국의 군악밴드들이 유ㆍ무료 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시내는 온통 축제분위기로 들떠있다. (사진=강일중)

kangf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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