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메드(FREEMED)는 저소득층 환자들을 찾아가서 무료 진료를 하는 단체입니다. 작년, 희망제작소가 주최한 ‘대학생 사회적 벤처 경연’에서 프리메드는 우승을 차지하고 사업 밑천이 될 상금 500만원도 받았지요. 1등을 한 뒤, 주말마다 중고 버스를 구해 을지로입구역과 마석지구에서 의료 서비스를 펼치고 있습니다.

 

프리메드(www.freemed.or.kr) 에는 의대생들 뿐 아니라 간호학과생들, 여러 학과 대학생들이 모여 있죠. 미래가 기대되는 멋진 젊은이들이고 그들의 발전과 함께 커가고 있는 단체죠. 3월 11일, 프리메드를 이끄는 예비 의료인들 송호원, 김태형, 이기승, 신동윤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예비 의료인들, 왼쪽부터 신동윤씨, 이기승씨, 송호원씨, 김태형씨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빈민촌과 외국인 노동자 지역 등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과 내 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하지만 약품이 떨어지면 진료를 못 할 때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후원만 바라보는 의료봉사의 한계를 느껴서 사회적 기업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누군가를 돕고 싶은 의도였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는 뭔가를 보여주자는 마음도 컸어요. 우리의 능력을 사회적 기업을 통해서 어필해보자는 생각도 있었죠. 그런데, 점점 활동을 하면서 저희의 성취감이나 만족도보다는 어려운 분들을 돕는 보람이 크더라고요. 저희단체가 날로 이타적이 되어 가고 저희 내면도 성숙하는 거 같아요. 대학생이 아니면 생각 못 했을 거고 대학생이니까 꾸는 꿈이죠. 이렇게 이루어진 것만으로도 고맙죠.“

 

“의사면허도 없이 불법진료를 하는 멍청한 애들을 구속시켜라”

 

-프리메드를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 반응은 어땠나요?

“되게 악플이 많았어요. 맨 처음에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는 얼토당토않은 얘기한다고 그랬죠. 의사들이 보는 뉴스포털이 있는데, 거기에 의대생들이 불법진료를 기획하고 있다는 기사가 떴어요. 그랬더니, 구속시켜라, 멍청한 애들이다, 의사면허도 없이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불순한 의도로 하는 거다, 자세히 안 보고 이런 반응들이었죠.

 

이 일을 시작하면서 벤처하시는 분들 오셔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런데 꿈같은 얘기만 한다고 많이들 그러시더라고요. 조직도 안 갖춰져 있고 후원도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될 거 같냐고 나무라시는 분들이 많았죠. 그래도 프리메드는 20대 청년들이 꿀 수 있는 멋진 꿈이라고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한발 한발 나아갔죠.

 

결과론적인데, 저희가 기획한 대로 버스를 만드니까 얘기가 달라졌어요. 결과론적으로 말로만 하지 않고 이행하느냐 안 하는냐, 중요한 거 같아요. 여전히 안 좋게 보는 사람도 계시지만 그들이 욕한다고 저희가 활동 안 할 것도 아니니까요. 꾸준하게 좋은 활동하면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질 수 있겠죠.

 

저희는 아직 의사면허증이 없어서 조제와 처방은 못 하죠. 다만, 의사선생님들이 진료하기에 앞서 환자들의 과거력을 상담하고 정리하여서 더 수월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요. 활동하는 거보면 좋은 일한다고 격려해주고 도와주고 싶다고 많이 그러시죠. 주변에서는 좋은 일하면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많은 거 같아요. 저희는 의대생만 있는 게 아니라 디자인, 경영하는 친구, 웹 관리하는 친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더 참여하고 있고 앞으로도 확대하는 걸 바라고 있어요.“

 

-활동하면서 기억나는 일이 있나요?

“올해 태어난 세훈이는 선천성 기형심장이에요. 다행히 수술은 받았지만 수술이 잘 되어있는지 초음파검사를 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못하고 있더라고요. 검사비 22만원이 없어서 아직 못한 상황이었어요.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세훈이 어머니는 탈북자세요. 목숨 걸고 남한으로 넘어왔는데, 초음파 검사해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저희와 인연이 닿아 초음파검사를 지원하게 되었어요.

 

방글라데시에는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그라민은행이 있어요.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담보 없이 소액대출을 해주어 빈곤퇴치를 하는데 큰 성과를 이뤘죠. 이런 현실이 방글라데시에 일어나면 이해가요. 거기는 나라가 가난하잖아요. 우리나라는 세금을 얼마나 많이 내는데, 이런 거 하나 못해주더라고요.

모두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꿈꾸며 프리메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들 @프리메드

 

저희도 이런 환자가 있다는 걸 모르지는 않았을 거예요. 찾으면 있겠다는 걸 알았지만 현실에서 찾으려는 실천은 한 번도 안 해봤던 거 같아요. 20만원 있으면 넥타이 사지, 나이트가지 이런 생각만 했죠. 하지만 우리가 충분히 도울 수 있는 거잖아요. 30명이 5000원씩만 모아도 검사를 해줄 수 있는 거죠. 프리메드가 세훈이를 돕게 되면서 뼈저리게 느꼈어요. 지금은 1명을 돕지만 나중에 1명이 2명이 되고 10명이 되면서 영향력이 있는 단체가 되고 싶어요.“

 

“아직 학생이지만 일을 하면서 의사가 되어가고 있구나 느껴”

 

-프리메드를 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

“토요일마다 을지로입구역으로 진료를 나가는데, 예상보다 많이 찾아오세요. 일주일 동안 저희를 기다리면서 어떻게 약을 먹었고 어디가 나아졌는지 얘기해주시죠. 작은 봉사지만 고마워하시고 일주일 동안 약 드시는 거만으로도 통증을 덜어드리게 되어 의대생으로서 보람을 느끼죠.

 

저희는 아직 학생이지만 흰 가운 입고 을지로입구에서 상담하고 일을 하면서 의사가 되어 가고 있구나, 느껴요. 의사가 되어도 정해진 일만 하지 않고 사회로 나가서 활동하는 따뜻한 의사가 되고 싶어요.

 

처음에는 나중에 돈이나 많이 벌어야지 생각했는데, 프리메드를 통해 아픈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훌륭한 의사가 되어야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삶의 전반적인 태도가 바뀌는 거 같아요. 진짜 아픈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보수를 받는 거 이상으로 사명감 없이는 의사하기 힘들 거 같아요.

 

처음 실습하면서, 또 일하면서도 느끼는 건데, 모든 직업들도 책임감이 없으면 안 되겠지만 의사는 특히 더 책임감이 필요한 직업 같아요. 의사가 말 한마디를 잘 못하거나 실수하면 사람 인생이 바뀔 수도 있잖아요. 무얼 하든 사회를 생각하고 더 넓은 걸 볼 수 있어야겠죠. 사회책임의식과 고귀한 일이라는 자부심 갖아야겠다는 걸 몸으로 느끼죠.

 

-의사들이 사회와 소통이 부족한데, 젊은 의대생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요?

“의사집단이 사회에서 고립된 집단처럼 여겨지고, 자기들만의 성이 있는 거 같아요. 일을 열심히 하려다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고 배타적인 것도 없잖아 있는 거 같아요. 사회 소통부족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죠.

 

의사에 대해 불신이 많잖아요. 탈세하는 집단이라든지 환자를 악용하려는 집단이라고, 물론, 이런 거에 대해서 의사들의 반박도 많죠. 사회구조와 보험수가를 탓하죠. 솔직히, 그런 건 핑계 같고요. 의사들이 먼저 사회에 다가가는 자세가 부족한 거 같아요. 의사집단들도 불만 많은데, 우리는 조금 많이 배웠으니까 억울해도 참는다, 너희랑 말이 통하겠냐, 남을 무시하고 소통을 안 하려고 하죠. 마음 열고 다가가면 더 좋은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병원에 나가보면 의사들도 살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아요. 10년 공부했는데, 많이 못 버니까 꼼수 써서 벌려는 사람도 있고요, 저수가 저보험료는 잘못된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건데, 사회와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해요.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대가가 정당하지 않은 거 같다, 그러면 의사집단도 사회에 참여해서 잘못된 시스템을 고쳐야겠죠. 저희는 이런 시스템자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와 소통해서 방향을 제시하고 싶고요.

의사들의 진료에 앞서 의대생들이 환자들을 상담하여 정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프리메드

 

“뼈를 깎는 노력으로 노력하고 사회랑 소통하여서 의사에 대한 인식 달라졌으면”

 

암 잘라내듯 잘못되어온 것들을 바꾸지는 못 하겠지만 저희는 젊으니까 희망을 갖는 거잖아요. 의사소통도하면서 느끼고 배우고 사회랑 소통하고 싶어요. 의사들에 대해 사회 시선이 달라지면 좋겠죠. 인식이 달라질 필요가 있고요. 대신에 저희도, 의사들도 당연히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겠죠. 그런 마음을 먹는 게 쉽지 않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처음 마음가짐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졸업하고 프리메드에서 활동하기가 어렵지 않나요?

"현실적인 질문이죠. 저희도 2, 3년 뒤면 졸업하게 되고 밥벌이를 하게 되면 지금처럼 열심히 못하게 되겠죠. 그래서 저희를 대신하여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후배들 키우려 해요. 열심히 하는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단체가 되자는 게 저희들의 합의에요. 누구나 와서 일을 해봄으로써 내면 성숙도 돕고 프리메드에서 일했으면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려고 해요.

 

현재 211곳이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았어요. 사회적 기업은 100% 후원 없이 돌아가야 하는데, 현실은 그러지 못해요. 70%이상이 기업이 후원을 받고 있어요. 시민단체는 월급을 줘야 되는데, 프리메드에서 자원봉사 의대생들은 돈을 안 받지만, 머리도 팽팽 돌아가고 시간도 꽤 많아요. 후원 받은 걸 100% 재투자하는 단체로 발전하려고 해요. 방식이 비영리단체든 사회적 기업이든 제대로 진료를 할 수 있는 조직이 되고 싶어요.

 

저희는 프리메드만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안 해요. 항상 조직이 커지면 문제가 생기잖아요. 제2의 프리메드, 제3의 프리메드가 생겨서 여러 지역의 예비 의료인들이 현실에 참여해서 성숙해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분수 넘게 시작을 한 거뿐이죠. 이왕 시작한 거, 스타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은 게 저희 생각이에요.“

 

-앞으로 계획과 전망이 있다면?

“저희 단기계획은 안정되게 후원을 받는 거예요. 처음에 외국인노동자를 위해 마석지구에 가서 진료를 했는데, 비용문제로 상황이 안 되어서 잠시 중단되었거든요. 운영하는 진료소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게 단기목표에요,

 

장기로는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아서 기업이 커나가는 거예요. 나중에 후배들이 프리메드 들어가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그런 이미지를 쌓는 게 목표예요. 저희 얘기가 알려지면서 도와주겠다는 의사선생님들도 계시고 자원자들도 생기세요. 멋있다는 말 듣고 싶죠. 그 말 들을 만큼 열심히 할 거고 약속을 하나 드리자면 앞으로 나태하지 않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의예과제도가 한국성장에 저해된다고 생각해요. 똑똑한 애들이 의대에 들어와서 2년 동안 사회에 기여하는 거 없이 술 먹고 토만 하면서 노는데, 그 손실이 얼마나 크겠어요. 프리메드를 통해 의료가 무엇인지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고 이런 봉사활동을 물려주고 싶어요. 프리메드의 다른 비전가운데 하나가 한국의료문화개선에 기여하고 싶은 거예요. 작은 활동이지만 파급효과를 일으켜서 사회와 소통하고 의료문화도 달라지길 바라죠.

 

우리나라는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서 베푸는 문화와 장치가 없는 거 같아요. 돈이 꽤 있어도 어떻게 기부해야 될지, 연결통로가 부족한 거 같아요. 저희는 기부문화를 바꾸는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어요. 그냥 돈 몇 푼을 내는 게 아니라 기부문화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시스템과 조직들이 세계에는 많더라고요. 마음에 그치지 않고 사회참여를 자연스럽게 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돈이 없으면 치료를 받을 수 없는 미국 의료계 현실을 까발린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 한 장면 @스폰지

 


한국 사회에 짙게 드리운 그늘, 의료사각지대로 달려가는 예비 의료인들

 

프리메드는 안정된 진료를 위해 다양한 수익사업을 구상하고 있죠. 우선, 진료 버스 바깥엔 전광판이 설치되어 후원 기업의 광고가 실립니다. 버스가 1㎞ 달릴 때마다 1만원씩 숫자가 올라가고 전광판에 찍힌 숫자만큼 프리메드에 기부하는 체제를 갖췄지요. 그리고 저소득환자에게는 최소한 약값만 받고 공단에서 보험금을 받으려 하죠. 그리고 치과 스케일링 등 비보험진료를 값싸게 해줘서 수익을 올리려 합니다. 그밖에 여러 상품도 계획하고 있죠.

 

푸르른 예비 의료인들을 보면서 한국의 의료현실을 살펴봅니다. 한국은 의료 환경이나 기술면에서는 선진국 수준입니다. 이 정도 값싸게 높은 의료혜택을 받는 나라도 많지 않죠. 외국인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에 올 정도지요. 그러나 아직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전국 최저생계비 이하(4인 가족 기준 132만원) 계층은 540만 명에 달하지만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153만 명에 불과합니다.

 

의료는 선진화가 되었으나 복지서비스는 후진국입니다. 2005년 기준으로 복지지출 비중은 OECD 국가 평균, 55.4%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6.7%였습니다. OECD 30개국 중에서 공적의료지출 규모는 29위, 비의료서비스 지출도 29위로 의료 환경은 좋아졌으나 사회제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에 구멍이 많은 상황에서 경제위기로 빈곤층은 의료사각지대로 몰리고 있습니다.

 

젊은 의료인들이 ‘그들만의 성’을 나와 치료의 손길이 필요한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그늘을 비추고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겠지요. 훌륭한 청년들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들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가난하면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 사회는 외면하고 있죠. 한국 의료현실이 달라지길 바라며 히포크라스테스 선서를 전합니다.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으매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나의 은사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노라.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서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는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겠노라.

나의 위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생각하겠노라.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게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나는 인간의 생명을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의 것으로 존중히 여기겠노라.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이상의 서약을 나의 자유의사로 나의 명예를 받들어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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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묵언산책·참선은 기본
사찰음식체험·문학교실등 '+α'
나를 찾는 짧은 출가 '테마형'으로 더 다채롭게

바쁜 일상을 벗어나 산사에서 불심을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가 올 봄에는 더욱 다채롭게 진화하고 있다. 명상과 함께 사찰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사찰음식 템플스테이'가 속속 등장하고, 산중에서 문학의 향취를 느끼는 '문학학교 템플스테이'도 선을 보인다.

또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종훈 스님)은 27일부터 29일까지 전북 김제 금산사에서 전국 87개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 관계자가 참여하는 제1회 전국 템플스테이 문화축제를 열고 템플스테이의 발전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절에 가면 절밥을 먹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템플스테이에서 선보이는 사찰음식은 단순한 공양이 아니라 불교문화의 정수를 맛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지금까지는 사찰음식 권위자로 꼽히는 적문 스님이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경기 평택 봉화산 수도사가 유일하게 사찰음식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적문 스님은 "불교에서 공양은 수행의 중요한 과정"이라며 "따라서 사찰음식을 맛보고 만들어보는 것도 일종의 불교적 수행"이라고 사찰음식 체험의 의의를 설명했다.

적문 스님이 올 봄에 준비하고 있는 수도사 사찰음식은 봄나물. 두릅을 이용한 '두릅 밀전병 무침'을 비롯해 '돌나물 물김치' '원추리나물 새송이 산적' '산나물 모듬튀김' 등이다.

스님은 "두릅 밀전병 무침은 옛날 학승들이 두릅만으로는 허기가 져서 데친 두릅에 된장을 풀고 지진 밀전병을 듬성듬성 잘라서 드셨던 것"이라며 "담백하면서도 두릅의 향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수도사는 사찰음식 만들기 체험을 위한 조리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매월 둘째ㆍ넷째 주 토~일 1박2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031)682-3169

수도사가 체계적 연구에 바탕을 둔 사찰음식을 선보인다면, 올해부터 처음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서울 은평구 진관사(주지 계호 스님)는 이 절의 전통 손맛을 소개할 예정이다.

비구니 사찰인 진관사는 담백하면서도 깊이있는 맛으로 이미 사찰음식의 명가로 꼽히면서 조계종 대행사 때나 외국 국빈을 위한 상차림에도 손맛을 보여왔다.

이 절 템플스테이 운영 담당 정명 스님은 "주지 스님을 비롯해 3~4명의 스님들이 전통의 손맛을 계승해왔다"며 "가짓수를 늘리기보다는 김치나 밑반찬 시리즈 같은, 진관사 전통의 손맛을 전할 수 있는 음식으로 압축해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 봄엔 생강과 풋고추로 맛을 살린 나박김치와 가죽나물무침, 콩ㆍ깻잎 장아찌, 제피나물 된장찌개 등을 만들고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 우선 재가불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일반인들의 참가 신청은 6월부터 받는다. (02)359-8410

한편 대구 유가사(주지 계성 스님)는 국내 처음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일연 문학학교 템플스테이'를 연다. 고려시대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비슬산에 터를 잡은 유가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삼국유사에 나오는 신화나 전설, 일화 등을 알아보는 '삼국유사 속의 문학기행'과 '현대문학 속의 삼국유사' 등의 특강을 진행한다.

특강에는 시인 정희성 유안진 이하석씨, 문학평론가 고운기 정끝별씨, 김용락 경북외국어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053)614-5115

3월 마지막 주말을 끼고 김제 금산사에서 열리는 제1회 전국 템플스테이 문화축제는 기본적으로는 사찰 관계자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더 낳은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 그러나 행사가 축제 형식으로 치러지는 만큼 사찰음식 체험, 산사 음악회, 법고 경연대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되며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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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시안 > 은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최근 큰 관심을 모으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repreneur)'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더 나은 모습을 찾는 새로운 인터뷰 연재를 마련한다.

전문 인터뷰어 권은정 씨가 직접 한국의 다양한 사회적 기업가를 찾아가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 이 연재는 총 20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간다.

이 연재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연구센터(소장 이영환 교수)는 사회적 기업가 인적 자원 개발 교육과 사회적 기업 발전을 위한 연구 활동을 하는 성공회대학교 부설 연구기관이다. (☞ 사회적기업연구센터 바로 가기 )

"'금호동 철거민' 유 이사, 사고 치다" : 논골신협 유영우 이사



▲ '함께 일하는 세상' 이철종 대표. ⓒ프레시안


청소 용역업체 '함께 일하는 세상'은 2002년 기업으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그때 심정은 이랬다. 같이 일하는 우리 4명이 끼니 걱정 하지 않을 정도로 일할 수 있었으면. 그런데 2009년 현재 본사 직원만 120여 명이다. 작년도 매출은 약간 주춤하는 바람에 겨우(!) 37억 달성했다.

이쯤만 해도 충분히 감동적인 중소기업 성공 사례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세상'은 그보다 더 속 깊고 아름다운 내용을 가지고 있다. 더 많이 벌기만 하려는, 그래서 더 많이 독차지하려는 그런 보통 기업이 아니다. 기업 이윤이란 일한 사람들 모두가 제대로 나눠가지는 것, 그것을 실천해 나가는 주식회사다.

이 기업의 대표로 일하는 이철종 씨를 만나러 수원시 정자동에 있는 회사로 갔다. 현관 앞에서 휴대전화 통화 중인 '젊은이'를 만났다. 그의 사진을 미리 보지 못했더라면 '대표님이 어디 계시냐'고 물었을 것이다. 신입사원처럼 보이는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양복상의 단추를 하나도 풀지 않았다. 다리를 꼬고 앉지도 않았다. 이야기하는 내내 바른 자세로 누구에게라도 또박또박 존칭을 빠트리지 않았다.

요즘이야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알 만한 사람은 아는 정도가 되었다. 2007년도에 정부에서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만들면서는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세상'이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대표는 이미 그전부터 사회적 기업을 스스로 일궈 온 사람이다. 취업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 이윤을 구성원 모두가 나눠가지는 방식을 진작부터 실행해 온 것이다.

그가 독립회사를 차린 것은 2002년. 그와 세 명의 50대 여성이 창립 멤버였다. 그들의 사업 내용은 아파트 입주청소였다. 그때 이 대표의 각오는 이랬다.

"하다가 망할 수도 있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시작한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싶었고 같이 일하는 분들을 책임지고 싶었습니다. 주민들이 자리가 잡힐 때 까지 어떻게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지요."

이 대표가 끝까지 책임지고 싶어 한 '주민'이란 바로 자활센터의 주민들이었다. 2001년 당시 정부에서는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으로 자활 사업단을 운영했다. 노동 취약계층에게 일정 기간 동안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그들이 기반을 형성해 독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였다. 자활 사업단은 센터를 중심으로 함께 일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당시 경기도 시흥의 한 자활센터에서 실무자로 일했다. 월급쟁이로 일하게 된 그의 첫 직장이었다.

"사업단 관리와 운영을 돕는 일을 했지요. 주민 분들은 실무 능력이 약했어요. 원래 사업 설계는 주민들이 자립할 기반을 만들어 나가게 하는 것이었지만,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고 경영 방식을 찾아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당시 그 자활 사업단은 청소 일을 했다. 배운 것 없고 특별한 능력이나 기술이 없으니, 더구나 나이도 젊지 않은 주민들에게 몸으로 때우는 일은 그래도 제일 쉬워보였다.

"우리 사업단이 한 달 일하고 벌어들인 돈이 2~300만 원 정도였어요. 10명이 넘는 인원이었는데 말이지요. 사업 매출로 보자면 형편없는 구조였지요. 정부 보조금이 있었으니 버티는 것이었지요."

사업단에 대한 정부 지원은 3년이 기한이었다. 독립해 나가야하는데 어디로? 어떻게? 주민들은 그저 불안할 뿐이었다. 그는 희망을 가지라, 잘될 것이다, 하면서 주민들을 다독거렸다. 그게 거짓말인 줄은 그도 알고 주민들도 알고 있었다. 갈 데 없는 주민들의 등을 떠미는 것 같아 실무자로서 그는 몹시 괴로웠다. 그래서 그는 결심했단다.



▲ 이철종 대표는 국가 지원을 받는 자활센터의 안정적인 월급쟁이였다.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자활센터에서 만난 갈 데 없는 주민과 함께 '함께 일하는 세상'을 창업했다. ⓒ프레시안

'내가 같이 나가서 함께 일해보자!' 국가 지원 기관의 안정적인 월급쟁이로서는 큰 결단이었다. 그렇게 출발한 회사 '함께 일하는 세상'은 봉고차량에다 청소도구를 싣고 아파트 단지를 누볐다. 그때만 해도 건설 경기가 좋아서 신축 아파트가 많았다. 부평 쪽 신축 아파트 단지마다 다니며 '찌라시'를 붙였다. '입주 이사 청소합니다.' 문의 전화가 오면 달려갔다. 그러나 하루에 한 가구 청소하는 게 전부였다. 받는 돈은 15만 원. 한 달 열심히 일해도 2~300만 원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늘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겨울철 1~2월에는 매출이 제로였다.

"특별한 기술도 필요하지 않고 노동 강도도 그리 세지 않을 것 같아서 청소로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너무 우습게 봤던 것 같아요. 하하하…."

이 대표는 당시 어려웠던 시절을 웃음으로 가볍게 날려버린다. 그는 굳이 주민들을 책임져야할 입장이 아니었다. 그냥 다른 사업단으로 자리를 옮겨 일을 계속하면서 월급 생활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굳이 고생길에 들어선 게 아니었을까 싶었다.

"젊었으니까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어쨌거나 주민 분들을 남겨두고 제가 떠날 수는 없었어요."

20대 후반에 그런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면 학생 시절부터 확고한 가치관이나 소신을 지니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게 확실한 것은 아니었고요, 그냥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이 높았어요. 사회적 문제에 참여할 기회를 많이 가지고 싶어 했지요. 제대 후 (대학 복학하지 않고 곧장) 사회로 나가 한 1년 정도 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었는데, 일을 하다 보니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만 살아가는 제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평소 마음속에 담고 있던 대로 살아보고자 시간 나면 지역단체를 이곳저곳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마침내 자활센터와 인연이 닿았던 것이다. 그는 실무자로 일하기로 마음먹고 작게나마 운영하던 자신의 인쇄기획 사무실을 바로 정리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더 많은 돈을 버는데 전력투구한다. 돈이 주는 이득이 무한하다고 믿는다. 이 대표는 생각이 많이 다른 사람인 것 같다.

"글쎄요, 저는 어려서부터 넉넉한 생활을 안 해 봐서 그런지, 물질적인 욕구가 강하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세끼 굶지 않고 누울 잠자리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음식 먹고, 좋은 옷 입고…. 저는 그렇게 보이는 가치에 연연해하지 않습니다. 돈은 생활이 되는 정도 벌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하는 세상'의 초기 단계가 아파트 이사였다면 그 다음 단계는 건물 청소 용역이었다. 이때부터 이 대표는 자신의 모든 능력을 총동원했다. 예리한 판단력과 용감한 도전 정신, 무조건 매달리기도 그중 한 능력이었다. 그가 처음으로 건물 청소 용역을 따냈을 때의 이야기다.

"시흥에 새로 문을 여는 관공서가 있었어요. 관장님을 찾아가서 무조건 우리한테 맡겨달라고 졸랐지요. 근데 실적도 없고 경험도 없는 우리한테 뭘 믿고 주겠어요? 더구나 자활 사업단 경력을 이야기 하니까 '자활? 재활?' 하시면서 혼동하시더라고요."

그는 실력을 보여주기로 했다. 건물 개관식 행사 전 대청소를 해보이겠다, 못하면 돈도 안 받겠다고 했다. 그 전에 1년간 쌓은 경험과 장비를 총동원했다. 왁스머신, 카펫 청소기를 돌리고, 세제통과 스퀴지가 달린 유리창 청소용 벨트를 차고 건물을 반짝반짝하게 만들었다. 기껏해야 걸레와 빗자루 정도를 예상한 그 기관장은 감동했다. 결과는 연간 3000만 원짜리 용역!



▲ '함께 일하는 세상'은 온갖 시행착오 끝에 1년 만에 연간 3000만 원짜리 관공서 용역을 따냈다. 2008년 매출은 37억 원. 그러나 이 기업은 매출의 대부분을 이익을 남기기보다는 노동자에게 재투자한다. ⓒ프레시안

기업 출발 후 확보한 첫 수익 사업이었다. 그렇게 시작이 되어서 공공기관 청소 용역으로 영역을 확보했다. 그해 여름에는 종합병원 청소 용역도 따내고 나머지 주민10명을 일자리로 불러낼 수 있었다. 그때 그는 진심으로 기뻤단다.

15명의 규모의 기업을 이끄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 잘해내야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어떻게 따낸 용역인가, 지금 잘해내지 않으면 우리는 끝이다, 그는 주민들과 함께 병원 바닥을 닦으며 다짐했다. 그러나 회사원인 주민들은 이 대표만큼 각오가 강하지 못했다.

"자주 싸우세요. 사는 게 워낙 팍팍해서 그런지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좋을 때는 한없이 좋다가 갈등이 생기면 그게 바로 크게 돼요, 병원로비에서 청소하다가 댓거리하기도 하세요. 고객들 앞에서 싸우는 건데…. 참, 난감했지요."

'함께 일하는 세상'은 2003년도에 실업극복국민재단으로부터 1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열성적으로 일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게 입증되었다. 그리고 2008년도에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함께 일하는 세상'은 매년 기업 매출이 상승했지만 수익률은 미미했다.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인건비 계산은 제대로 했다. 그게 바로 종사자들에게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초기에 대부분 청소 용역 업종은 장시간 노출에다가 최저임금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열악한 구조였다. 종사자들 누구도 그런 것을 불만으로 여길 수 없었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세상'은 이런 상황을 절대 당연히 여기지 않았다.

"우리는 최소한 주40시간으로 설계해서 갑니다. 초과근로 발생시 150%급여를 지급하는 시스템이고요. 보통 처음 들어왔을 때 한 달에 2번 쉬었는데 지금은 한 달에 4번, 주5일제 근무에 근접하려고 합니다. 용역 현장마다 근무시간은 줄어드는데 급여는 올라가는 그런 식으로 하니까, 다른 방식으로 고민하지 않아도 동종업계와 비교할 때 근무 조건이 확실히 좋지요. 구성원들의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자연히 높아지고 또 그게 곧장 서비스로 이어지지요. 몇 년 지나니까 우리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세상'이 잘나가는 기업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달리 또 있겠는가.
지금 회사의 전체 인원은 120명(독립 채산제로 운영되는 사업체 직원 50명까지 합하면 170명)이다. 요즘은 규모가 커져서 성장세가 약간 둔화되고 있지만 매년 100%에 달하는 신장세를 꾸준히 보여 왔다.

이 대표는 30대 중반이다. 대표가 젊으니 회사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젊고 편안하다. 본사실무진 인력관리팀도 3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물론 연륜이 더 오랜 직원들도 있다.

'함께 일하는 세상'에 입사하는 사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했다. 애초 사회적 기업이라는 취지를 이해하고 오는가?

"보통 단순한 취업 목표를 가진 이들도 있지만, 사회적 기업에 대한 공감대를 가진 이들도 당연히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데서 시행착오를 거치고 오는 이들이 맨파워도 있고 자기 헌신성도 좋고 그렇습니다. 초창기 실무진들은 자활 사업에 종사하던 활동가들이 많았는데 다들 청소업을 담당한 경험자들이었어요. 자활 사업 방식에 대한 한계를 넘어 도전하고 싶어 했지요. 그래서 얘기 한 두 마디면 바로 의기투합, 같이 일하게 되는 거지요."

현재 인적 구성은 단체 경력자나 기업 근무자나 비슷한 비율이다. 이들이 한마음으로 가는데 별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 사회적 사명과 기업 이윤 추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인적 구성에서도 특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서로 편견이 있는 것 같아요. 단체 쪽에서 오는 이들은 영리에 약할 것이다, 기업 쪽에서 오는 이들은 이익만 추구할 것이다, 그리고 사람에 대한 배려는 또 그 반대일 것이라고 흔히 생각하는데요, 그건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비영리 출신이라 해도 자기 중심적인 직원이 있을 수 있고, 영리기업 쪽에 있던 사람이라도 자기 헌신성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훨씬 강한 사람도 있다는 말이다. 현재 인력관리팀 직원 중에 잘나가던 영업맨 출신이 있는데 그가 지금 현장 위기를 가장 잘 만들어 가는 책임자다. 주민들을 가족처럼 아끼고 진심으로 대하니 일터 능률도 최고라는 말이다.

"능력은 사람 안에 내재된 본성을 어떻게 찾아주느냐에 따라 충분히 발휘되는 것이지요. 고정된 틀에 가둬두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어디에서 일하느냐가 아니고, 어떤 마음으로 일하느냐가 문제 아니겠습니까?"



▲ '함께 일하는 세상'의 노동자가 처음부터 사회적 기업에 공감대를 가지고 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국 '함께 일하는 세상' 안에서 주민을 가족처럼 아끼는 일꾼으로 거듭난다. ⓒ프레시안

이 대표는 사회적 기업 쪽에서도 유능한 기업가로서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엔가 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사회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그는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사회적 기업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우리가 무슨 새로운 일자리 창출하는 기업이나 되는 것처럼 이야기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그런 역할이 아닙니다. 다만 그동안 취업이라는 영역에 진입조차 못하던 분들에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기업인 것이지요. 학벌이나 재산이나 하는 그런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일할 수 있는 영역, 그 문호를 개방하고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 대표는 스물몇 살 청년일 때도 주민 아주머니들과 함께 걸레와 빗자루를 들고 일하면서 즐거웠다. 다른 이들은 3D 업종이라고 피해갈 때 그는 정면으로 이 업종을 선택했다. 그와 주민들에게 청소 사업이야말로 '일자리'라는 희망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청소 용역 사업의 미래에 대해 대단히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
"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굉장한 성장을 이뤄낼 사업 아이템입니다. 기술력을 확보하면 더욱 전문화되고 특화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사실 80년대만 해도 청소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요. 이사 청소도 직접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요즘은 이사 청소는 당연히 청소 전문가에게 맡기고 거주 공간도 다들 가사 도우미 불러서 청소하시잖아요? 이제 거주지 청소도 전문 클리닝에 맡기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굉장한 시장이 될 거에요. 청소업이란 게 고부가가치를 가지는 아이템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일자리 만들기에는 굉장한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현재 청소 용역업에 대한 가능성은 대기업 쪽에서도 진지하게 견주고 있을 정도다. 만약 대기업이 청소 시장에 뛰어들면 좀 불안하지 않겠는가 하고 물었더니 이 대표에게서 오히려 반대의 답이 돌아온다.



▲ "이철종 대표는 다른 이들은 3D 업종이라고 피해갈 때 정면으로 이 청소업을 선택했다. 그와 주민들에게 청소 사업이야말로 '일자리'라는 희망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대기업이 한 군데 정도 성공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시장 확대라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지요. 몇 년 전에 대기업 계열사가 뛰어들었다가 접었었지요. 2~3년 만에 성과 내겠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입니다. 청소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식 변화라는 게 급속히 변하는 게 아니거든요. 최소한 5~6년 정도는 두고봐야합니다. 청소 사업을 경험해보지 않고 단순히 기획만 하는 이들이 갖는 한계라고 볼 수 있지요. 대기업 쪽에서 이 방면에 긴 안목을 가지고 조금 더 버티어줬으면 하는 게 저희 바람입니다."

내세울 것도 기댈 언덕도 없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일하고자 나선 젊은이, 그들이 제대로 일하고 제대로 돈을 벌수 있도록 같은 편에 서 있는 젊은 사업가. 그가 있으니 세상 주변이 아주 든든하다. 이철종 대표 화이팅!

권은정 전문인터뷰어 ( tyio@pressi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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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온수기·공기청정기 등 렌털 시작

주부사원 벤치마킹 '헬스매니저'도


웅진은 방문판매 넘어 'e커머스' 시도

'49조3천억원 대 1조3천억원.'

연매출액으로만 보면 가히 골리앗과 다윗이라 부를 만하다. 헌데 이 골리앗이 다윗에 도전장을 꺼내든 분야가 있다. 엘지전자가 최근 웅진코웨이의 아성을 뒤흔들겠다며 뛰어든 생활가전 렌털 시장이다. 웅진코웨이의 판매·서비스 조직 '코디'도 벤치마킹했다. 거꾸로 웅진코웨이는 기존의 렌털과 방문판매 방식을 뛰어넘겠다며 벼르고 있다.

출발점도, 규모도 두 회사는 전혀 다르다. 하지만 엘지시엔에스(CNS)가 하는 차세대 의료서비스인 홈 헬스케어 시스템까지 연결해 모든 가정 내 헬스케어 가전과 홈 솔루션을 엘지 브랜드로 통합하겠다는 '큰 그림'을 가진 엘지전자로선, 먼저 웅진과의 대결을 피할 수가 없다. 그 1회전 무대가 될 생활가전 렌털 시장은 거대기업 엘지전자의 참여에 지금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엘지전자는 최근 직영점 엘지 베스트숍에서 이온수기나 공기청정기의 렌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곧 정수기가 보태질 예정이다. 이온수기는 지난해 말 헬스케어 사업부를 가동하며 처음 나온 제품이지만, 공기청정기 생산은 1989년부터 시작했다. 시장점유율 2위까지 오른 엘지전자지만 웅진코웨이의 '렌털 마케팅'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공기청정기 마케팅을 담당하는 빈중관씨는 "지난해 기존 우리 제품을 구입했던 고객들에게 무료로 점검서비스를 하고 2회부터 유료 서비스를 받겠냐는 의사를 물었더니 35%가 계약을 했다"며 "1위로 올라서려면 렌털 및 관리서비스가 필수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엘지전자는 얼마 전 렌털제품의 주기적 관리·서비스를 위한 100% 자회사 에스에이이(SAE)까지 만들었다. 이온수기와 공기청정기, 정수기는 모두 '헬스 매니저'라 이름 붙인 주부사원들이 맡는다. 다만 이들이 직접 판매는 하지 않는다. 엘지전자 한재용 부장은 "수수료에 기대는 방문판매나 인적판매의 경우 강매 등 소비자 불만이 적잖고 해약률도 높다"며 "우리의 브랜드를 신뢰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늘려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임상실험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전체 시장을 확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사실 렌털 마케팅이란 블루오션은 1998년부터 웅진코웨이가 개척해온 시장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신형원 연구위원은 "웅진이 주도한 우리나라 렌털 시장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예"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일본의 메이저 가전업체 도시바도 2000년부터 '가전렌털 서비스'를 도입해 싱글세대와 시니어세대를 겨냥한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지만, 우리처럼 주기적인 관리서비스나 방문판매는 하지 않는다.

몇몇 품목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시각도 있지만, 초기 구입 비용이 낮다는 매력과 함께 사람들의 소비 형태가 '소유'에서 '사용' 개념으로 옮겨가면서 렌털 시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특히 업계에선 건강제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주기적 부품 교체와 관리가 일반인에게 쉽지 않은 '물·공기' 관련 제품은 렌털이 대세라고 본다. 웅진·청호나이스·교원엘앤시 등 중견기업들의 시장에 대기업인 엘지전자가 뛰어든 이유이기도 하다.

정작 렌털 시장의 '강자'인 웅진코웨이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 중이다. 웅진코웨이는 이달 안에 이(e)커머스를 시작하기로 내부결정을 내렸다. 국내 매출의 90% 이상이 수수료를 받는 코디 주부사원들의 방문 판매 실적임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었다. 2004년 잘나가던 공기청정기 시장이 오존 방출 논란으로 무너질 때도 버티고, 최근 5년간 연평균 11.2%라는 놀라운 신장을 해왔던 것도 방문판매의 힘이었다. 하지만 홍준기 사장은 "이렇게 하다간 우린 평생 방문판매밖에 하지 못한다"며 수수료 급감 등을 우려하는 코디 직원들을 만나 설득작업을 벌였다.

웅진코웨이는 또 그동안 렌털 시장에 맞춰 개발해온 정수기·이온수기·연수기·비데·청정기의 환경가전 5대 품목 이외에 올해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등을 새로 출시한다. 단품 판매와 렌털을 가리지 않고, 백색 가전을 제외한 생활가전의 통합브랜드가 되겠다는 것이다.

물론 렌털과 멤버십을 합해 440만명에 이르는 회원들, 그리고 1만1천명에 이르는 코디 주부사원들은 아직까지 웅진코웨이의 가장 큰 버팀목이다. 현대증권의 이상구 애널리스트는 "대기업이 뛰어들며 시장 규모가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생활가전의 특성상 방문판매가 위력이 큰데다 최근 페이프리라는 강력한 마케팅까지 시작해 웅진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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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현우 기자]
박진영이 영어강사로 변신해 사교육 시장에 진출했다.
인터넷교육업체 아이넷스쿨은 지난해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올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러닝(e-learning)과 엔터테인먼트를 접목시켜 제작한 첫 교육 콘텐츠를 발표했다.

JYP에 따르면 "강의 영상에서 박진영은 본인이 직접 선곡한 팝송으로 가사에 나와있는 용어 풀이 및 미국 현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실생활영어와 중요한 문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해당 팝송을 부른 가수와 만난 사연부터 뉴욕현지에서 어렵게 음악생활을 시작했던 에피소드까지 더해 일반적인 온라인 학습강의 컨텐츠에 비해 영어에 대한 이해와 친근함을 겸비해 더욱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영어강사로 변신한 박진영은 "학생들에게 영어와 같은 외국어는 새로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열쇠와 같은 것 이다"며 "너무 어렵게 부담을 갖고 공부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분야의 내용으로 재미있게 접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며, 이번 강의가 영어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현우 nobod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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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있는 모든 학교장이 솔선수범해서 어려운경기에 동참하고 휼륭한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보이도록 노력을 하면 좋겠다.

일부 광주광역시의 교장들은   메이커 담당자 들로부터 검은 커낵션을 주고받지 않는 이상 반대할 이유가 없는데 교장선생님도 돈독이 지나쳐서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오마이뉴스의 이기사를 전국에 있는 각 학교에서 똑바로 주시하여 과오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올해 우리 중학교로 배정된 초등학생들의 학교를 일일이 찾아가 해당 학생들에게 안내문을 나눠주니 다음날 80%가량이 교복 치수를 재러 오더라고요." 지난해 교복공동구매 모범 학교로 울산교육청을 통해 다른 학교에 여러 차례 소개된 달천중학교 이영숙 교사는 "올해도 교복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지난해 교복 공동구매에 96%나 참여한 터라 분위기도 좋았고 학부모들의 호응도 높았다. 학교측은 운영위원회를 거쳐 올해도 교복을 공동구매키로 했고, 달천중으로 배정받은 학생들에게 공동구매에 대한 안내문을 돌렸다.

중학교 배정이 발표난 지난 2월 5일 초등학교를 찾아가 안내문을 돌렸는데, 놀랍게도 다음날인 6일 230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공동구매를 하겠다며 달천중을 찾았다. 올해 신입생이 모두 280명이니 82%에 이르는 비율이다.

학 교측은 업체를 불러 이날 방문한 학생들의 교복 치수를 쟀다. 이영숙 교사는 "우리 학교로 배정된 나머지 50명 중 안내문을 못 받았거나 미처 다음날 치수를 재러 오지 못한 학생이 추가로 공동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 참여율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신설된 달천중, 공동구매 추진
▲ 중학교 배정을 받은 다음날인 2월 6일 울산 달천중학교를 방문해 교복 치수를 재고 있는 예비 중학생들

울산 북구 달천동에 위치한 달천중학교(교장 이수성)는 지난해 3월 개교해 첫 신입생을 받았다. 신설학교이다 보니 아직 교복이 정해지지 않았고, 일단 학생들은 사복차림으로 입학하게 했다.

학 교장과 교사들은 "교복을 공동구매하는 것이 학부모들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학생 중 90%가 찬성한다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교복공동구매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추진위 학부모들은 울산 뿐 아니라 이웃 부산까지 방문하면서 공동구매 참여를 희망하는 교복업체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업체들은 학부모들이 '정상가'의 반값을 제시하자 대부분 난색을 표했지만 몇 개 업체가 이에 동의했다.

이후 학부모들은 수차례 회의를 거쳐 업체를 선정했고, 달천중 학생들은 지난해 하복부터 동복에 이르기까지 공동구매를 통해 교복을 착용했다.

이에 고무된 학교운영위원회는 올해 초 회의를 열고 올해도 공동구매를 결정, 예비 신입생을 대상으로 지난 2월 5일 안내문을 발송하게 된 것.

이 영숙 교사는 "경제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학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교복 공동구매를 추진하게 됐다"며 "학교장의 의지와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학생의 일치된 의견이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학교측에 따르면 지난해 교복 개별 구매시 동복은 상·하의 1벌, 조끼 1매, 와이셔츠(블라우스) 2매를 합해 24만원~28만원 이었으나 공동구매를 통해 15만원으로 금액을 낮췄다. 낮춰진 가격에 벨트, 내피조끼(남학생) 타이즈(여학생)을 추가됐다.

또한 하복은 상의 2매와 바지(치마) 1매에 개별구매는 13만원~15만8천원이었으나 공동구매로 7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구매한 교복의 원단은 동복은 경남모직(캐시미어), 하복은 태광방직(모슬림)이었고 교복 A/S기간은 3 년이다. 학교측은 "올해 교복값이 다소 올랐다고 하지만 가격대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교육청은 지역의 중고등학교에 교복공동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오는 5월까지 교복 대신 사복을 착용토록 각 학교에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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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공동체라디오' 정부 보조금 중단에 '운영위기' 직면

"갓난아이더러 걸으라니"…방통위 인식부터 바꿔야

"나 같은 '노인네'한테는 삶의 활력소였어요. 몸살이 나도 아픈 줄도 모르고 방송했었는데 이제 방송이 없어질지도 모르니 너무 아쉽지 뭐예요."

박영자(67·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할머니는 요즘 근심이 하나 늘었다. 자신이 2005년 11월부터 진행하고 있던 마포지역 노인들을 위한 방송프로그램 '마포 에프엠 행복한 세상'의 앞날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2009년 1월부터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각 지역의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공동체라디오)에 지급하던 보조금이 끊기면서 이 방송국들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 박 할머니도 삶의 활력소였던 방송을 더 이상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함께 방송을 진행하던 연제은(70·서울시 마포구 토종동) 할아버지가 박 할머니의 말을 거들었다. "동네 소외된 사람들을 지원해줘도 시원찮을 판에 이러면 안 돼요. 갓난아이보고 스스로 걸으라고 하는 격이죠. 말로만 서민을 위한다는 정책을 펴지 말고 제발 행동으로 옮겨줬으면 해요." 연 할아버지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2005년부터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에 지급해오던 보조금이 끊긴 첫 달. 설마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지자 각 라디오 방송국들은 비상이 걸렸다.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은 서울 마포구의 마포 에프엠, 관악구의 관악 에프엠을 비롯한 대구의 성서 에프엠, 경북의 영주 에프엠, 전남의 나주 에프엠 등 전국에서 8곳이 운영중이다. 열악하기 짝이 없는 이들 방송국은 지자체의 보조금과 방통위의 보조금으로 운영비의 대부분을 충당한다. 이중 방통위 보조금이 50%를 넘는다. 이 보조금이 통째로 사라지게 되었으니 사실상 벼랑 끝에 내몰린 셈이다. 지역 주민들을 향해 전파를 쏜 지 4년 만의 일이다.

방송국들은 직원 수를 줄이는 등 비상경영체계에 들어갔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지역 주민들은 언제 자신의 프로그램이 없어질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이미 마포 에프엠은 지난해 직원 수를 다섯에서 셋으로 줄였고, 영주 에프엠은 네 명에서 두 명으로, 관악 에프엠은 여섯 명에서 두 명으로 줄였다. 다른 방송국들도 자원활동가들에게 지급하던 적은 액수의 활동비 지원을 중단할 계획을 세우는 등 초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이병준 영주 에프엠 총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지금까지 누적 적자만 1억 원이라 앞으로 1년 이상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현 정부가 풀뿌리 방송을 외치는 우리들의 존재를 몰라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방통위 "4년간 지원…이젠 광고로 자생경영 해야"
방송국 "송출량 적어 들리지도 않는데 누가 광고"


방통위와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들 간 논쟁의 핵심에는 보조금 지원 문제가 걸려있다. 방통위는 "4년 동안 시범 사업자로 지정해 보조금을 지원해왔으니 이제 독립적인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방통위 쪽에선 정식사업이 개시되면 방송국들이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생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소출력 라디오 방송국들은 "현재와 같은 1와트 출력으로는 방송 광고가 불가능하다"며 "방통위 지원금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송덕호 마포 에프엠 본부장은 "1와트로는 반경 1km 정도의 주민들만 방송을 들을 수 있다"며 "우리 방송국에서도 방송이 잘 안 들리는데 어느 사업자가 광고를 내겠느냐"고 따졌다. 송 본부장은 "방송을 마포구 전역에 송출하려면 적어도 30와트의 출력이 필요하다"며 "들리지 않는 방송으로 만들어놓고 광고로 경영하라고 말하는 것은 사업을 접으라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통위 쪽은 "에프엠 주파수가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출력을 조금만 증강해도 전파 간섭이 생길 수 있다"며 "출력 증강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출력 증강을 해 광고를 따더라도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공동체 라디오협의회 쪽에선 광고할당시간 100%를 다 채우면 월 450만 원의 광고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연간 운영비가 1억 원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광고할당시간을 100% 다 채운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송 본부장은 "안동 엠비시가 광고시간의 40% 정도를 채우고, 케이블 텔레비전 영남방송이 20% 미만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광고 수주도 사실상 대도시를 끼고 있는 지역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이 총무는 "영주는 광고를 따 수익 사업이 가능한 지역이 아니다"며 "메이저 방송사들도 광고가 줄고 있는데 우리 같은 곳에 누가 광고를 주겠느냐"고 말했다.

방통위의 소출력 라디오 방송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4년간 담당 공무원이 9번 교체돼 사업자들과 이전에 합의했던 내용이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다시 논의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안병천 관악 에프엠 국장은 "전임자가 출력을 20와트까지 늘려주기로 구두 약속을 했는데 이제 와서는 '왜 그분이 그런 얘길 했는지 모르겠다'며 발뺌한다"며 "담당자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정책 때문에 사업추진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방송은 수익사업' 방통위 인식 자체가 문제
오락가락 정책도 말썽…결국 1인 시위 나서


공동체 라디오 협의회에선 "방통위가 미디어 분야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인식이 전혀 없는 게 근본 문제"라고 판단한다. 방송을 단순하게 수익사업의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공공재라는 성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 본부장은 "지금까지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들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기여해온 성과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몇몇 방송국들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 주목을 받았다.

마포 에프엠은 지난해 마포구 지방자치의회 의장 선거방식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 이매숙 마포구의회 의장으로부터 선거방식을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대구 성서 에프엠도 2006년 4월부터 '주민발언대' 프로그램을 만들어 '도서관 만들기 주민운동'을 시작했다. 성서 에프엠의 노력은 지난달 23일 실제로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에 구립성서도서관을 신축하는 결실을 맺었다.

이런 소출력 방송사들의 성과는 정치권에서 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불러오고 있었다. 국회 문방위 소속 의원들은 소출력 방송사들에 예산지원을 늘리는 것으로 12월 초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법안처리를 놓고 국회의 파행이 길어지면서 합의된 논의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지역 주민의 다양한 여론을 형성하려면 지역 라디오 방송국들이 필요하고 정부에서도 지원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견해는 학계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지난해 11월 초부터 '공동체 라디오 시범방송사업 평가 연구'를 진행한 성동규 중앙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공동체 라디오들이 자구책을 내놔야 하지만, 정부에서도 지금처럼 지원 자체를 끊는 방식보다는 일정 정도 지원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아직까지 '지원불가'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최현숙 방통위 서기관은 "1/4분기 안에 정식사업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현재까지 보조금을 전액 삭감한다는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빠진 소출력 라디오 사업자들은 7일부터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속이 타들어가는 이들은 6일 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출력 증강도 안 해줘. 지원도 안 해줘. 방통위의 신규사업 계획도 없어. 대체 우리더러 어쩌란 말입니까."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공동체라디오' 사업자들의 하소연

-"해외에서도 지역적 특색에 따라 100와트 이하로 허가해줍니다. 출력 증강이 필요합니다."(마포 에프엠 송덕호 본부장)
-"경상도 북부 지역에 방송국이 전혀 없습니다. 영주 지역은 우리 방송국이 유일합니다."(영주 에프엠 이병준 총무)


-"지방자치단체를 감시하는 시민 방송국인데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금을 주고 싶겠습니까. 독립적인 감시를 하려면 중앙정부에서 지원해줘야 합니다."(관악 에프엠 안병천 국장)
-"그동안 생존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현실을 모르고 하는 말씀입니다. 방송 제작 부분에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모자란 판에 인력을 감축하라는 건 사실상 방송을 중단하라는 겁니다."(성서 에프엠 정수경 대표)
"나주는 농촌형 도시라 경제력이 취약합니다. 농산물 가격도 좋지 않고, 광고 수주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지원이 꼭 필요합니다."(나주 에프엠 김양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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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9.05 17:21



외국인 자본 사교육시장 투자러시
(서울=연합뉴스) 이경태 기자 = 학원가에 외국인들이 몰려오고 있다. 외국어 강사들이 아니라 돈보따리를 들고 온 푸른 눈의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교육인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03년 13조6천억원이었던 사교육시장 규모는 2007년 20조원으로 연평균 10.4% 성장했다. 학습지, 교재, 학원 사업이 확실한 돈벌이가 된다는 증거다. 유아와 성인시장까지 합치면 30조원 규모로까지 추산되고 있다.

정부와 교육계가 사교육을 `개혁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사이, 외국인들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진 사교육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적 펀드 칼라일그룹은 < 토피아 아카데미 > 에 2백억원, 미국계 사모펀드 티스톤은 학원연합체인 < 타임 교육홀딩스 > 에 6백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의 투자펀드 오즈매니지먼트는 논술업체 < 엘림에듀 > 에 1백20억원을, AIG그룹은 영어학원 < 아발론 교육 > 에 6백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교육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최대 교육업체인 메가스터디의 외국인 지분율은 9월 기준으로 51%에 달한다. 대교, 재능교육, 웅진씽크빅 등 교육업체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자본의 사교육 시장 침투에 대해 정작 소비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은 조용하다. 성적 올리기도 급급한 교육 서비스 소비자들이 학원의 지분구조까지 따질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원리로만 파악한다면 사교육 시장의 기업화, 다국적화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비용을 감소시켜 학원비를 낮출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외국인 자본의 사교육 시장 장악 움직임은 분명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차원이 다른 뭉칫돈이 사교육 시장에 흘러들면서 공교육이 사교육에 잠식될 것이란 지적이 그것이다.

최근 사교육 재벌 대교가 명지외고를 인수하면서 사교육의 공교육 잠식은 현실화하고 있다.
대교의 외국인 지분은 24% 정도다. 대교의 명지외고 인수로 외국인 자본이 특수목적고에 간접적으로 투입된 셈이다.

또 자본의 규모와 교육서비스 측면에서 학교보다 월등한 학원들이 속속 등장할 경우 학교의 기능과 역할 자체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목고를 준비한다는 김정선(대화중.3)군은 "평균 수준의 학생들을 고려한 학교 수업 내용은 결국 특목고 입시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송혜진(신일중.3)양은 "특목고를 대비하기 위해 현재 대학생 수준의 영단어를 전문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정부의 사교육 시장 관리는 더욱 어려워진다.
특목고 입시전문 하이츠학원의 신원철 이사는 "외국인 자본은 해마다 국내 사교육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지만 정작 공신력 있는 국내 투자기관의 관심과 참여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국내 자본이 외면하는 사이 사교육 시장의 주도권이 외국인에게 넘어가고 있다"고 걱정했다.

사교육을 개혁이나 억제의 대상이 아닌 교육서비스의 한 영역으로 인식하고, 산업적인 측면으로 접근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것이 학원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ktc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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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15일)이 찾아왔다. 해마다 존폐여부가 논란이 되고는 있지만, 교육현장의 꿈과 희망을 실현시키는 역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선생님들의 몫이다.15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되는 EBS 스승의 날 특집 프로그램 ‘사랑해요, 선생님’에서는 올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으뜸교사 수상자들의 감동사례를 다큐 드라마 형식으로 꾸민다.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김승만(43) 선생님은 이공계를 기피하는 세태를 누구보다 심각하게 고민하는 과학교사다. 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기 위한 ‘만들면서 배우는 과학교실’, 영어로 진행하는 영재들과의 맞춤과학 수업은 과학교육에 대한 그의 남다른 열정이 일궈낸 결과다. 또 미국 버지니아 주정부 영재학교, 싱가포르 국립영재학교 등과 함께 협력지도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물리 전공인 그는 학생들의 이공계 분야 진로지도를 잘하기 위해 35세에 카이스트 석사과정에까지 입학했다. 당시 옛 제자와 나란히 입학해 화제를 모았던 그는 무급휴직을 감행하면서도 기어이 학위를 따냈다.

인천 인일여고 김양희(46) 선생님은 20년간 국내 독서논술 교육현장을 이끌어온 ‘독서교육의 달인’이다. 실업계 고교에서는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 풍토가 상식처럼 여겨지던 1990년대 초. 그는 도서관을 꾸미고 모든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책을 읽게 하는 독서교육에 소매를 걷어붙였다.2003년 인일여고에 부임한 뒤엔 학급마다 독서부장을 뽑아 한 달에 한번씩 독후감 발표, 토론, 논술쓰기 등을 하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그해 인일여고가 인천지역 여고 가운데 최상위권 대학에 최다 합격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서울대 사범대 부설 여자중학교 김영선(42) 선생님은 ‘선생님들의 과외선생님’으로 통한다. 서울시교육청의 초중고 수업지원단으로 동료교사들에게 수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수업 컨설팅’을 맡는다.18년차 국어교사인 그는 놀이방식을 도입한 ‘골든벨 방식 수업’, 단편소설 속 주인공들의 감정곡선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감정곡선 수업’, 연극이나 노래 등으로 토론경쟁을 벌이게 하는 ‘토론 수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사해 학생들을 사로잡았다.

사교육 시장의 난립 속에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사명을 다하는 이들을 통해 우리 공교육의 희망을 찾아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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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지각한 아들이 집에 와서 시를 읊어준다고 하니 웬일인가요?"

광주 일선 학교에서 지각생들에게 시를 외우게 하는 벌(?)을 줘 학생, 학부모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일 광주시 교육청에 따르면 광주 무등중 2학년 1반 학생들은 지각을 한 날엔 시를 한 편 외워야 집에 갈 수 있다.

아침 등교시 생활부 학생들의 지각단속에 걸린 학생들은 담임교사가 국어교사의 자문을 얻어 정한 그 날의 시를 외워 방과 후 암송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외운 시는 `단추를 채우면서'(천양희), `햇살에게'(정호승), `제비꽃에 대하여'(안도현) 등으로 외우기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의 작품이었다.

`시 암송 체벌'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 속에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학부모 김은영씨는 "중학교 2학년이 되더니 더욱 무뚝뚝해진 아들이 시를 읊어준다고 해서 어리둥절 하면서도 흐뭇했다"며 "아이가 내 앞에서 시를 암송하는 동안 학생과 학부모, 교사 간 교감이 형성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무등중 진선주 교사는 "이웃 학교는 물론 학교마다 1-2명의 선생님이 매를 드는 대신 시를 외우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를 외웠는지 검사하면서 아침에 왜 지각을 했는 지, 시에 대한 감상은 어떤 지 등에 대해 학생과 대화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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