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이 20일 서울 도봉·양천·금천구 주민이 제기한 주민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림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결정했던 의정비 인상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 소송의 특징은 무엇보다 2006년 주민소송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풀뿌리 주민이 승소한 판결이라는 점이다.

법원이 기초의원들이 받는 의정활동비 가운데 월정수당 인상이 위법이라고 판단한 것은 인상 과정에서 주민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 등을 결정할 때 공청회나 주민의견조사 등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이 같은 지방자치법의 의정비 인상 절차가 실질적으로 준수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식적 의견 청취가 아니라 충분한 정보를 준 상태에서 주민들이 수당 액수 등에 대한 합리적 의견을 형성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개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이 주민소송제에 따른 청구가 법정에서 수용된 첫 사례인 점에 주목하면서 지자체의 예산낭비 등을 견제하기 위한 주민소송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소송에서 주민들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공감의 김영수 변호사는 "2006년부터 주민소송이 도입되고 몇차례 주민소송이 진행되긴 했지만 모두 법원에서 패소했고 이번 승소가 처음"이라며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지방의회의 부당한 의정비 인상을 막았다는 점에서 주민소송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된 사례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구의회를 상대로 주민감사를 거쳐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은 2007년 말 지방의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2008년 의정비를 큰 폭으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이후 해당 지역 주민들이 의정비 인상절차에 대해 주민감사를 청구했고, 서울시의 경우 시민감사옴부즈만이 이들 지방의회와 구청에 시정권고를 내렸지만, 일부 지방의회가 의정비를 소폭 인하하면서 버티자 결국 주민들은 법원에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지방의원들이 의정비를 부당 인상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서울 자치구들은 이번에 판결이 난 도봉, 금천, 양천구를 비롯해 서대문, 성동구 등 5곳이다.

시민단체와 정당 등은 논평을 통해 이번 판결을 반겼다. 민노당 서울시당은 "현재 같은 문제로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서대문, 성동구와 주민감사 결과 문제가 밝혀진 광진·구로·노원·동대문·중랑구 구의원들도 부당하게 인상한 의정비를 당장 반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함께하는시민행동'도 논평에서 "이번 판결로 주민소송 등 주민참여제도를 통해 주민이 지자체의 예산낭비와 부조리한 행정을 직접 제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부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또 기초의원의 의정비로 1인당 5280만∼5700만원으로 책정된 것에 대해 주민소득 수준이나 물가상승률, 의정활동 실적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하다고 판단한 대목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자치단체마다 재정자립도나 재정력지수가 다르고 또 적절한 의정비가 얼마이냐에 대한 기준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이건실 전국시군의회의장협의회장(춘천시의회의장)은 "의정비는 어디까지나 지방자치에서 조례로 제정하게 돼있기 때문에 이번 건은 간섭이라고 볼 수 있다"며 "지방자치제에 대한 침해"라고 말했다.

▲주민소송제

주민소송제는 주민감사청구제, 주민소환제와 함께 지방자치제에서 주민이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2006년 도입됐다. 주민소송제는 지자체의 위법한 재무·회계 행위에 한하여 그 시정을 법원에 청구하는 제도다. 따라서 소송 대상도 지자체의 공금 지출에 관한 사항, 재산의 취득·관리·처분에 관한 사항, 당해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의 체결·이행에 관한 사항, 지방세·사용료·수수료 등 공금의 부과·징수의 해태에 관한 사항 등으로 제한돼 있다.

주민소송을 위해선 사전에 반드시 주민감사를 청구해야 한다. 주민감사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시·도의 경우 500명, 인구 50만명 이상의 도시는 300명, 나머지 시·군·구는 200명 이내의 서명을 받아야 하며 서명자 숫자는 조례에 명시되어 있다.

< 김기범기자 holjja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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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지시장 대교 ‘주춤’ 교원 ‘날개’
2009-05-15 18:46:06

교육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기업들의 퇴보 움직임이 나타나는 한편, 알찬 컨텐츠와 공격적인 영업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15일 교육 업계에 따르면 교육기업들의 1·4분기 실적이 대부분 공개되면서 각 사업부문별로 시장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학습지 시장에서 전통적인 강세를 보인 대교는 주춤하고 있다. 대교는 1·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랑 비슷한 21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1%, 24.8% 떨어지며 ‘눈높이의 저력’이 예전치 못하다.

반면 웅진씽크빅과 교원은 각각 1970억원, 236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등 상승세다.특히 교원은 ‘빅3’업체 중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앞으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교원 관계자는 “신학기 시즌에 맞춰 전집사업 분야가 큰 성장세를 이끌었다”면서 “기존 빨간펜, 구몬학습 등의 학습지 부문도 회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등 온라인 입시 시장에서는 메가스터디의 독주다. 메가스터디는 59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리딩기업’으로의 면모를 보여줬다. 경쟁업체인 비상교육과의 매출액은 약 3배나 차이가 날 정도로 격차는 여전하다.

하지만 비상교육은 중등 온라인 사이트인 수박씨닷컴과 참고서 등의 점유율을 높이며 메가와 ‘라이벌 기업’ 구도를 형성, 앞으로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확인영어사도 오프라인 학원 인수 등 규모를 키우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어학 시장에서는 YBM시사닷컴과 능률교육이 치열하다. YBM시사닷컴은 오프라인 학원의 다양한 온라인 컨텐츠를 기반으로 업계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능률교육도 출판사업의 꾸준한 성장과 전화영어 등의 신사업으로 14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다.

능률교육 관계자는 “출판 및 이러닝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과 중고등 교과서 관련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초·중등 영어학원 시장에서는 청담러닝과 정상제이엘에스가 양강체제다. 정상제이엘에스 관계자는 “신규직영학원이 성공적으로 론칭됐고, 프랜차이즈 학원도 올해 13곳을 오픈, 매출 및 이익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출판사는 출판 사업과 영어랩 사업 등으로 한솔교육과 경쟁을 펼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성인 및 기업직무교육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던 크레듀가 신생기업들의 위협을 받고 있다.

크레듀는 1·4분기 실적이 전분기보다 30% 감소한 1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곤두박질 쳤다.특히 웅진씽크빅의 자회사인 웅진패스원이 최근 인적자원개발(HRD)전문기업인 ‘캠퍼스21’을 인수해 시장에 뛰어들었고, YBM시사닷컴도 경쟁구도를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교육산업이 대형화되면서 분야별 시장싸움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결국 컨텐츠를 다양화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why@fnnews.com 이재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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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한'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이동통신 서비스가 독거 노인들을 돕는 서비스로 활용돼 눈길을 끌고 있다.

기본료 3천600원에 발수신을 할 수 있어 통신비를 아끼고자하는 알뜰족들에게 수년 전부터 환영 받았던 서비스가 바로 '프리티(freeT)'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페이스네트(대표 김홍철 www.freeT.co.kr)는 LG텔레콤의 망을 임대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무선재판매(MVNO) 사업자다. 회사가 설립된 1999년 당시만 해도 이동통신 시스템 개발 업체였으나 2005년부터 망임대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자체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동통신 틈새시장을 노려볼 만 하다는 판단이었다.

'부담없는 이동통신'을 기치로 내 건 '프리티' 서비스는 가입비는 없고 기본료는 대폭 낮췄다. 기본료는 3천600원, 4천500원, 5천원 세가지 중 선택하면 된다. 기존 이동통신사들의 최저 기본요금들이 보통 1만원 정도 하는 것을 감안할 때 통화량이 적은 사용자들이 반길만 한 요금제다.

2005년 당시 40만명이 가입한 인터넷카페 '짠돌이'의 회원들이 관심을 갖고 서비스를 적극 홍보했다. 회사로서는 별다른 홍보 수단이 없었지만,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서비스를 홍보해 줘 기반을 넓혀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짠돌이'들이 검증한 '알뜰 서비스'인 셈이다.

스페이스네트는 얼마 전부터 포항시 독거 노인들의 안전지킴이인 '해피폰'서비스에 프리티 단말기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홀로 어르신들에 휴대폰을 제공하고 독거노인 생활지도사와 연락 체계를 구축한 뒤 하루 1회 이상 안부 전화로 안전상태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시스템에 지원되는 것이다.

서비스가 성공하자 인근 경주시에서도 같은 서비스를 5월 시작했다. 저렴한 기본료와 무선인터넷 버튼 등을 제외한 필수 서비스만을 제공한다. 관심을 보이는 지자체가 늘고 있고 노년층 뿐 아니라 입소문을 타고 주부나 어린이 이용자들도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

저렴한 통화료와 거품을 뺀 서비스로 틈새 시장을 공략한 탓일까. 세계적 불황으로 시장이 몸살을 앓았던 지난해 스페이스네트의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성장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손익분기점도 넘어섰다. 현재 14만명이 가입해 사용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통신계에 몸담아 온 김홍철(47) 대표는 "생필품이 된 휴대폰이지만 아직도 소외된 계층이 존재한다.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소외계층 등 공공복지를 도울 수 있는 서비스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큰 이동통신사들이 할 수 없는 틈새 시장에서 재판매사업자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에 만족을 준다면 그것이 곧 상생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강수연기자 redato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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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찾기 모임' 회원 조병세씨 부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임형섭 기자 = "우리 하늘이, 어디서라도 건강하게 살아만 있다면.."

모두에게 즐거운 어린이날이지만, 잃어버린 자식 걱정으로 가슴 속이 숯처럼 까맣게 타들어가는 부모가 있다.

`전국미아ㆍ실종 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회원으로 활동하는 조병세(49.서울 구로구) 씨 부부.

조씨는 어린이날 부모 손을 잡고 나들이를 나서는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를 볼 때마다 실종된 딸 하늘이(당시 만 4세) 생각에 가슴이 쓰리기만 하다.

조씨는 4일 "올해도 어린이날이 돌아왔는데, 하늘이와 어린이날 제대로 놀아준 적도 없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주지 못했다"고 눈물을 지었다.

하늘이는 1995년 6월16일 오후 8시께 구로구에 있는 집 앞에서 친구들과 놀던 중 갑자기 모습을 감췄다. 집에서 기다리던 어머니가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봤지만 하늘이는 보이지 않았다.

조씨는 "심상찮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했지만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딸을 두 번 다시 볼 수 없었다"고 떠올렸다.

더는 경찰 수사에 매달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당시 모 중소기업 관리과장으로 일하던 조씨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직접 딸을 찾기 위해 나섰다.

조씨는 하늘이 사진이 실린 전단이 가득 담긴 배낭을 메고 도시, 농촌, 산간마을 할 것 없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행방을 수소문했다. 하지만 조씨의 이러한 노력에도 하늘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내 오재환(52) 씨를 볼 때마다 조씨의 슬픔은 더 커진다. 아내도 7살 때 부모를 잃어버린 채 가족 없이 살아왔기 때문.

조씨는 "하늘이가 사라지고 나서 아내는 극심한 우울증에 걸렸다. 자신이 겪은 고통을 하늘이도 똑같이 겪고 있을 거란 생각에 매일 울면서 딸을 찾아내지 못하는 것을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아내 오씨가 지난 1월 잃어버렸던 가족들을 다시 만났다. 부모님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지만, 오씨가 생활했던 보육시설 관계자의 도움으로 언니와 오빠를 찾아낼 수 있었던 것.

조씨는 "아내가 결국 가족을 만나는 모습을 보고 다시 희망을 품게 됐다"면서 "아내는 45년 만에 가족을 만났지만 하늘이는 더 빨리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어린이날도 하늘이를 그리며 쓸쓸하게 보내게 된 조씨는 "어디 있든지 건강한 몸으로만 있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우리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 꼭 올 것"이라고 간절한 소망을 밝혔다.

`전국미아ㆍ실종 가족찾기 시민모임'에 따르면 실종된 아이들은 현재 전국적으로 2만 명가량이다.

시민모임은 애타는 부모들의 마음을 담아 5일 오전 10시 서울 청량리 롯데백화점 앞에서 `어린이날 실종아동 찾기 및 예방 캠페인'을 진행한다.

캠페인에서는 실종아동 전단 배포와 사고 예방을 위한 아이들 이름표 나눠주기 행사가 진행된다.

시민모임 나주봉 대표는 "작년까지는 70~80명이 참여하는 행사였지만, 올해는 2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가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정부를 비롯한 온 국민이 실종 아동을 찾는 데 힘을 모으길 바란다"고 말했다.

eddie@yna.co.kr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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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경제부 권민철 기자권민철


경기도 일산에 사는 주부 정 모(34)씨 집에는 가족 6명 가운데 4명이 휴대폰을 쓰고 있다 보니 그 동안 생긴 휴대폰 공기계만 10여대에 이른다.

버리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지만 그 동안 그러지도 못했다.

그녀는 "4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산 것도 있어 아깝기도 하고, 그냥 버리면 환경에도 좋지 않을 거 같은 꺼림칙한 생각에 그냥 서랍에 넣어놓고만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쓰지도 않으면서 가지고 있는 전자제품이 바로 휴대폰이다.

1인용 전자제품인데다 교체 주기도 짧아 보유 대수가 많지만 다른 전자제품에 비해 부피가 작기 때문에 마음먹고 버리지도 못하기 마련이다.

집안에 보관중인 '장롱폰'은 기회가 있으면 언젠가는 수거가 된다지만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 기계를 버리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휴대폰을 버리는 것은 환경오염과 자원낭비를 의미한다.

1대에 100g 정도하는 휴대폰은 대부분 플라스틱 같은 환경오염물질로 이뤄져 있다.

뿐만 아니라 금, 은, 구리, 코발트, 백금 같은 귀한 광물도 들어있다.

◈ 휴대폰 1톤은?···금광 1톤 보다 더 많은 金 추출 가능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휴대폰 1톤에는 코발트가 25kg, 구리가 14kg, 금이 280~470g, 은이 2kg씩 들어있다.



보통 금광에서 1톤을 채굴해 5g 안팎의 금을 솎아내는 걸 감안하면 휴대폰은 '노다지'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안 쓰는 휴대폰은 얼마나 수거되고 있을까?

정부는 2003년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도입해 제조사로 하여금 폐전자제품 가운데 일정량을 의무적으로 수거하도록 하고 있다.

휴대폰의 경우는 지난해 의무 수거율이 18%였다.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계열 등 휴대폰 제조사는 출고한 휴대폰 2000만대 가운데 354만대를 수거했다.

대략 의무 수거율과 일치하는 양이다.

이 밖에 이동통신 3사 자발적으로 회수한 폐휴대폰은 SKT 183만대, KTF 174만대, LGT 46만대 등 모두 403만대였다.

단순 계산으로 지난해 휴대폰 2000만대가 판매된 가운데 모두 757대만 회수됐고 1243만대는 수거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수치는 어디까지나 지난해 이야기일 뿐 휴대폰이 생산되기 시작한 무렵부터 계산하면 얼마나 많은 폐휴대폰이 버려졌거나 방치돼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 전자회사에만 폐휴대폰 수거 의무, 이동통신사는 '하든 말든'

이렇게 폐휴대폰 수거가 저조한 이유는 휴대폰 제조사와 판매자가 이원화돼 있는 상황에서 제조사에게만 수거 의무를 부과하고 이동통신사에게는 의무를 지우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들쭉날쭉한 이동통신 정책도 회수율을 낮추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 이원영 과장은 "폐휴대폰 1대에 3~5만원정도의 보상금을 지급한 초기 이동통신사의 정책이 훗날에도 소비자들에게 폐휴대폰을 무작정 장롱속에 보관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이동통신 보조금 정책에 따라 수거양도 달라진 데서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5만원씩 줬던 보상금 탓도 문제···폐휴대폰 기부 문화 조성해야

일부에서는 가치가 있는 폐휴대폰을 사회에 기부하도록 동참시키는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환경경제팀 오용선씨는 "영국의 경우 폐휴대폰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사회에 기부하는 이른바 'phone back system'이 정착돼 있다"며 "우리나라도 폐휴대폰 1대로 얼마씩의 이익을 보겠다는 생각을 떨치고 폐자원 수거를 통한 기부 개념으로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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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경숙기자][편집자주] 이해관계가 달라도 우리는 서로 연결된 하나의 존재다. 각자의 의도나 의지와 관계 없이 서로의 삶에 영향을 준다. 다른 나라의 경제위기와 환경파괴는 우리나라의 시장 축소와 기후변화로 이어진다. 우리는 서로에게 이로운 해결법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는 2009년 쿨머니 연중 캠페인 '하나의 세상에 사는 우리, 하우(How)'를 통해 지구촌 당면 과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 그 노하우를 전한다.

[[하나의 세상에 사는 우리] < 6-1 > 22일은 지구의날..지구 살리고 일자리 만드는 비누]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의 한 3층집. 낮은 울타리 너머 안마당에 살구꽃이 한창 곱다. 회색칠을 한 벽과 흰 현관문, 피라미드 모양 지붕이 동화 속 집 같다.

집 주인인 채수선(53) 손승렬(54) 부부는 이 예쁜 집을 완공하고 1년 뒤인 지난 2006년, 미혼의 두 딸을 내쫓아 버렸다. 어머니 채수선씨가 딸들에게 말했다. "여긴 공장 차려야 한다. 나가 살아라."

당시 23세, 28세였던 두 딸은 집을 떠나 근처에 전셋집을 얻었다. 딸들이 나간 집에 '남다른 직원들'이 들어왔다. 이웃들이 수군댔다. 부부는 개의치 않았다.

◇와인 같은 천연비누로 특허 받아=그로부터 3년 후. 딸들을 쫓아낸 부부와 '남다른 직원들'은 허브와 한방재료로 천연비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미용비누 조성물 및 그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도 받았다.

회사 이름은 '셈크래트프'. 지난해 2억여 원의 매출도 올렸다. 채수선 대표는 직접 개발한 비누 자랑을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연극배우 신철진씨 아세요? 2007년에 올해의 연극인상을 받은 분이예요. 이 분이 우리 곡물비누 쓰시고는 머리 빠지는 게 멈췄대요. 비행기 승무원들이 우리 미백비누를 쓰더니 클렌징폼을 안 써도 화장이 다 지워진다고 신기하다고 해요."

비결은 '숙성'이다. 셈크래프트는 만든지 최소 8주가 지난 비누만 판매한다. 그래야 자연 글리세린이 충분히 생긴단다. 채 대표는 "글리세린에는 보습기능이 있어 아토피나 피부 건조증, 가려움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량 생산하는 일반비누엔 글리세린이 인공적으로 첨가된다. 천연재료로 만드는 셈크래프트는 숙성을 통해 글리세린이 자연스레 생겨날 때까지 기다린다. 인공향, 방부제, 합성 계면활성제도 넣지 않는다.

"어떤 분이 전화해서 '비누 받고 한참 지나 썼는데 끝내주더라'고 하세요. 우리 비누는 오래 묵혔다 쓸수록 좋아요."

셈크래프트 비누는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직원들은 각자 전문 영역별로 작업을 분담하고 있다.

정만영 씨(39)는 상황버섯, 편백, 로즈마리, 식물성 오일 등 각종 재료를 최상의 상태로 관리하는 일을 한다. 김태식 씨(27)는 천연재료들을 전자저울로 신중하게 측정해 비누 원액을 만드는 일을 담당한다.

이정배 씨(29)는 잘 굳힌 비누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 제조일시를 적고 정치영 씨(32)는 8주의 숙성 기간이 지난 비누들을 포장한다. 특히 정 씨의 손놀림은 채 대표가 "손이 보이지 않는다"고 칭찬할 정도로 빠르다.

◇남다른 직원들 "함께 있으니 다르지 않아요"=1층 작업장에서 셈크래프트 직원들을 만났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일하면서 "퇴근 언제 할까" 수다 떠는 모습이 여느 공장 직원들과 다르지 않았다. 어디가 남 달라 이웃들이 수군댔을까. 채 대표의 남편인 손 이사가 설명했다.

"직원 12명 중 6명이 정신지체예요. 뇌병변 복합장애가 3명, 자폐가 2명, 정신장애가 1명이구요."

셈크래프트는 한마음복지문화원이 만든 장애인일자리 사업장이다. 채 대표는 1989년에도 친구들과 4만원을 모아 장애인들과 한지 봉투, 가방, 염주를 만들어 팔았다.

1990년대 후반에 중국 제품이 몰려오자 가격 경쟁에서 밀렸다.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유지해주려면 중국산을 이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상품이 필요했다. 채 대표가 '딸들을 내쫓은' 건 그 때문이었다.

손 이사는 묵묵히 월급으로 후방 지원을 하다 한화증권에서 이사로 퇴임한 뒤 부인 사업에 합류했다.

"(채 대표가 장애인 자활사업 시작할 때) 내가 돈 벌어서 줄테니 다른 곳에 손 내밀지 말라고 했어요. 채 대표가 신세지는 걸 못 참는 사람이에요. 하나 받으면 몇 배로 주려고 하죠."

부부는 31년 전 세방기업에서 입사 동기로 만나 결혼했다. 1970년대에 채 대표는 루이비통 가방을 들고 샤넬 옷을 입던 부잣집 딸이었다. 손 이사는 가난한 시골집 장남이고 그의 부친은 청각장애인이었다. 결혼 후 채 대표는 시아버지한테 입모양으로 구화를 가르쳤다.

"유난히 많은 죽음을 봤어요. 부자였던 할머니, 가난했던 시아버지, 장애인들....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모두 죽으면 제 몸도 못 가져가요. 아무리 귀한 사람이었어도 똑같아요."

채 대표는 하루 2~3시간을 자면서 일한다. 동아제약 화장품개발 선임연구원을 지낸 류지형 아이내추럴 대표 등 전문가들을 총동원해서 제품력 향상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셈크래프트의 제품 설명 어디에도 장애인이 만들었다는 문구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동정이 아니라 필요, 구걸이 아니라 품질로 소비자의 마음을 얻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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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만들어 팔면서 애들(직원들)이 전보다 당당해졌어요. 자폐인 아이도 여기 오면 자기가 먼저 딴 사람에게 말 걸어요. 우리는 돈 벌어서 더 많은 애들한테 떳떳한 일자리를 주고 싶어요."

셈크래프트의 천연비누는 온라인쇼핑몰(www.semcraft.com)에서 살 수 있다. 친환경쇼핑몰 이로운몰(www.erounmall.com)은 셈크래프트 제품의 판매수익 중 10%를 한마음복지문화원에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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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이하 미혼모 한해 3천여명
육아 허덕이다 대부분 자퇴
따가운 주변 시선도 부담


중·고생 출산휴가제 도입 등
교육권 폭넓은 허용 고민할때


김아무개(13)양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지난 2월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게 됐다. 자꾸 구토가 나와 병원을 찾았더니, 벌써 임신 7개월째였다. 동네 아는 오빠의 성폭행 때문이었다. 김양은 현재 서울의 한 미혼모 쉼터에 들어가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

한참 앳된 얼굴인 그는 아기를 입양 보내는 대신 직접 키울 작정이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그는 '아이는 부모가 키워야 한다'고 여긴다고 했다. 이혼한 뒤로 몸이 아픈 어머니, 두 동생과 함께 기초생활수급 지원비 110만여원으로 지내 왔다.

출산 때문에 중학교에 입학하지 못한 김양은 8일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가 받아 줄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쉼터에 와 보니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공부하고 싶은데, 애도 키워야 해 걱정이에요. 학교에 못 가면 검정고시라도 볼 생각이에요."

김양처럼 미혼모 시설에 들어간 10대 청소년은 2007년 전체 시설 입소자의 30%(657명)를 차지했다. 출산하는 19살 이하 청소년은 한 해 3천여명에 이른다.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들을 고려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란 어렵다. 김은영 한신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양육 미혼모들은 학교의 강요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출산 뒤 학교를 다니는 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이미 자신들이 강하게 갖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혼모를 냉대하는 사회적 인식 탓이다. 학교나 학부모들은 대개 청소년 미혼모들이 학교로 돌아오는 걸 꺼린다. 대부분의 청소년 미혼모들은 다시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 한다. 서울여대 교육복지연구센터가 2007년 청소년 미혼모 63명을 심층면접한 조사 결과를 보면, 87.6%(50명)가 학업을 지속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싶어서', '학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10대 엄마'들도 취업을 하려면 졸업장이 필요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이 주로 선택하는 검정고시도 쉽지만은 않다. 최근 딸을 낳은 신아무개(17)양은 "아이를 돌보려고 학교 대신 검정고시를 택했지만, 공부할 시간이 생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안학교 등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강영실 애란원 사무국장은 "미혼모가 스스로 선택할 길이 없어 다른 방법을 찾게 하는 건, 이들을 다시 낙인찍고 소외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처럼 낮은 출산율을 겪는 대만은 2007년 '중·고등학생 출산휴가제'를 도입했다. 임신한 학생들에게 56일 동안의 출산휴가와 최고 2년의 육아휴가를 보장하는 것이다. 격렬한 찬반 논란을 일으켰지만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독일도 임신·출산으로 인한 학업 중단을 '질병'으로 인한 학업 중단과 똑같이 여겨 출석으로 인정하거나 휴학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혼모를 이탈이나 방종이라고 비난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학교를 떠난 이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이들이 먼저 학교에서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순혜 서울여대 교수는 7일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청소년 미혼모와 학습권' 포럼에서 "집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미혼모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결국 저임금 일자리밖에 얻지 못하거나, 기초생활 수급 지원 등 공적 부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돼, '빈곤의 대물림'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혼모들의 사회복지 문제를 논의해 온 데 머물렀다면, 이제는 청소년 미혼모들이 사회에서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교육권' 문제에 접근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곧 아기를 낳을 '10대 미혼모' 김양의 꿈은 공예사가 되는 것이다. 가족과 사회가 함께 거들어야 할 짐을 홀로 어깨에 진 김양은 "돈 달라고 누구에게 손벌리기 싫지만, 공부는 누가 도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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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유학생으로 구성된 서울대 외국인학생회(SISA·SNU international Students Association)는 6일 경기 과천시민회관 강의실에서 '에반젤리 장애 어린이 합창단원' 20여명을 대상으로 자원봉사를 펼쳤다.

이날 터키, 케냐, 러시아 등 유학생 8명은 오후 1시부터 4시간에 걸쳐 자국 문화를 소개하고 장애 어린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봉사활동을 벌였다.

그중 터키출신 셀림씨(24·경제학과 3학년)는 자국 전통복 차림으로 터키 민속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특히 직접 만든 터키식 요구르트를 아이들에게 나눠줘 많은 호응을 받았다.

2007년 4월 모임을 결성한 이래 처음 봉사활동을 펼친 외국인 유학생들은 이날 봉사를 계기로 앞으로 매달 자원봉사를 펼치기로 했다.

서울대 외국인학생회는 지난해 6월 중국 쓰촨성 지진피해에 따른 재해민 돕기 모금운동을 벌이는 등 교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준호기자 pjh@newsis.com


2007/6/1  5월 26일(토) 1시 종합체육관…외국인 학생 학생회 ‘SISA’ 창립

서울대학교 외국인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1회 체육축제 행사’를 갖는다.
49개국 340여명의 외국인 학생들은 5월 26일(토) 오후 1시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배구와 피구, 농구, 단체 줄넘기, 단체 줄다리기 등 스포츠를 통해 우정과 친목을 다진다.

외 국인 학생들은 지난 4월 자치 학생회 성격의 모임인 ‘SISA’(SNU International Student Association)를 창립하고, 두레 문예관에 SISA 전용 라운지를 개설했다. 외국인 학생들이 자치학생회 모임을 창립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회장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굴라모프 질소드(Gulamov Dilshod·22·경영학과)군이 맡았으며, 남녀 부회장과 이벤트팀 등 5개 팀으로 구성되었다.

SISA는 하계 봉사활동, 문화·예술 경연대회 등 다양한 행사들을 추진하며, 한국 문화 체험과 각국의 문화를 한국 학생들에게 알리는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07년 1학기 서울대 외국인 학생은 학사과정 586명, 석사과정 454명, 박사과정 184명, 교환학생·방문학생 114명 등 1,338명이 재학하고 있으며, 어학연수과정 516명 등을 포함하여 총 1,854명이 수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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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육개장으로 생일상..배고픈 이들이 VIP
(인천=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 그 곳에는 세 가지가 없다. 눈치와 동정, 그리고 긴 줄.

인천의 달동네인 동구 화수동 화도고개 꼭대기에 자리잡은 '민들레국수집'. 2003년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문을 연 이 곳이 1일로 어느새 6주년을 맞이했다.

민들레국수집은 누구나 원하는 만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무료식당이다. '손님'들은 대부분 노숙을 하거나 쪽방에 사는 사람들이다. 식당 주인인 서영남(56)씨는 이들을 'VIP'라고 부른다. 이 곳은 배고픈 사람에게 동정을 베푸는 곳이 아니라 섬기는 곳이기 때문이다.

국수집은 서씨가 교도소로 교정 사목을 하러 가는 목.금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다른 무료 급식소와는 달리 식사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사회에서 이미 경쟁에 밀리고 밀린 노숙자들이 이 곳에서까지 '줄서기 경쟁'에 시달리게 하고 싶지 않다는 주인의 배려다. 혹시라도 손님이 너무 많아 줄이 생기는 날이면 맨 마지막에 선 사람부터 식사하게 한다.

누구나 양껏 먹을 수 있도록 식사도 뷔페식이다. 손님들이 눈치를 보지 않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하루에 두 번, 세 번 찾아와도 대환영이다.

밥도 반찬도 푸짐하다. 반찬만도 예닐곱가지이며 메뉴도 매일매일 다르다. 1일에는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쇠고기'로 육개장을 끓여 생일상을 차렸다.

식당문을 연 지 만 6년, 변한 것도 많다.
25년간 천주교 수사 생활을 하다가 2001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섬기겠다는 생각으로 환속한 서씨는 개업 첫날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어 하루를 공쳐야 했던 기억을 털어놓는다. 둘째날은 동인천역을 돌아다니며 손님을 모았다.

하지만 이제 이 곳에는 1일 평균 300여명이 북적댄다. 지난달 30일에는 국수집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손님이 다녀가기도 했다.

3평이 채 안 되던 비좁은 식당도 지난해 말 확장해 이제는 18평으로 넓어졌다. 6년만에 식당이 6배가 된 셈이다. 여섯 사람이 앉으면 꽉 차던 좌석도 24석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여섯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손님이 400명을 넘는 날도 많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와 비교해보면 배에 가까운 숫자다.

손님들의 '출신'도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동인천역이나 부평역 등 인근에서 오는 노숙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서울은 물론 천안, 평택에서까지 먼 길을 찾아온다. 지하철에 무임승차할 용기가 없어 한 시간 넘게 걸어오는 이들도 있다.

밀려드는 손님이 버겁기도 하련만, 서씨는 더 많은 이를 배불리 먹이지 못하는 것만이 안타까운 모습이다.

그는 "식당에서 800m 정도 떨어진 동인천역 역무원들이 무임승차한 노숙자에게 조금만 더 따뜻하게 대해준다면 보다 많은 손님이 전철을 타고 국수집에 올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민들레국수집은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다. 정부 지원 대상은 만 65세 이상 노인으로 한정되고 하루 한 끼밖에 제공할 수밖에 없는 데다가 쌀의 양도 1인당 155g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들레국수집은 쌀 걱정을 하지 않는다. 몇 천원밖에 안 되는 한 달 용돈을 아껴 후원금을 보내오는 초등학생, 매주 한 끼 점심을 굶고 계란 2판을 사오는 집배원 아저씨, 자신이 파는 콩나물을 나눠주는 노점상 할머니가 있기 때문이다.

사랑과 배려가 넘쳐나는 민들레국수집에는 없는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국수다. 처음 식당문을 열었을 때는 국수를 내놨지만 며칠씩 굶은 사람들에게 국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밥으로 바꿨다.

하지만 서씨는 식당 이름을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 언젠가 손님들이 별식으로 국수를 찾을 날이 오기를 바라는 작은 희망 때문이다.

m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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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이웃 간 돌봐주기 '공동 육아망' 추진
9세이하 대상… 언어·간호 등 '리더 엄마' 전문교육

#전업주부면서 여섯 살 난 딸이 있는 최정임(34ㆍ가명)씨는 결혼기념일 약속에 앞서 아이를 딸 친구 집에 맡기고 남편과 오랜만에 근사한 저녁식사와 영화관람을 했다. 예전 같으면 결혼기념일 약속을 일찌감치 포기하거나, 따로 비용을 들여 보육시설에 맡겨야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대신 최씨는 조만간 있을 딸 친구 집의 집들이 행사 날, 그 집 아이를 저녁시간에 잠시 돌봐주기로 했다.

서울 은평구가 부모 손길을 필요로 하는 자녀를 지역 내 거주하는 가정들끼리 서로 돌봐주도록 하는 '공동품앗이 육아망' 구축을 추진한다.

육아망에 가입한 가정의 부모는 교통사고 다발지역 등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지역정보와 놀이ㆍ언어 지도 등 보육관련 교육도 받게 돼 서로 자녀를 돌봐주는 것은 물론 보육비용 절감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24일 은평구에 따르면 구는 9일부터 관내 영유아 및 초등학생 등 9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공동품앗이 육아망'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알음알음 이웃간에 아이를 돌봐주는 우리의 고유문화를 조직적으로 확대해 지역사회 친밀도를 높이고 보육기관의 한계도 극복해보자는 취지다.

구는 우선 사회가 핵가족화 등으로 예전에 비해 이웃간 친밀도가 떨어진 현실을 감안, 가까운 지역에 살면서도 서로를 잘 몰라 아이를 이웃에게 맡기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가정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육아망 신청 가정 중 지리적으로 가까운 가정들을 대상으로 맞벌이와 전업주부 등 가정별 특성을 나누고, 가정별로 평소 어느 시간대 아이를 맡기고 돌봐줄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해 조건이 맞는 가정을 서로 연결해주기로 했다.

또 각 지역별로 육아망 참가 부모 중 희망자를 '코칭리더'로 양성, 보육교사 역할을 겸하도록 해 육아망 가정들의 보육에 대한 전문성도 확보하도록 할 계획이다.

'코칭리더'는 전문교육을 통해 놀이지도, 언어지도, 아동간호 등 분야별로 양성되며 이들은 각 지역별 육아망의 리더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구는 이 경우 육아망에 가입한 가정들이 스스로 어린이집과 놀이방 등의 역할도 일부 소화할 수 있게 돼 보육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육아망이 정착될 경우 관내 보육시설들의 수익성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어 일부 보육시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은평구 건강가정지원센터 박소라(25) 건강가정사는 "관내 모든 보육시설에 육아망과 보육시설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육아망은 보육시설과 달리 불규칙적이고 짧은 시간동안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라는 것을 보육시설들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웃 아이를 내 자식과 같이 대하는 마음가짐'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육아망 사업은 이 부분과 함께 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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