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신수영기자][한국 뷰티산업 '외화 박스' < 5-1 > 亞 의료관광허브 태국]

태국의 '이효리급' 여배우 A는 지난 1월 대구의 김앤송성형외과에서 눈을 크게 하고 코를 세우는 수술을 받았다. A가 이 병원을 찾은 것은 이번이 2번째다. 지난해 10월 같은 병원을 방문해 상담을 받았지만 결정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그때 얼떨결에 성형수술을 받은 사람은 A의 매니저다. 태국에서 처진 눈꼬리는 `재수 없다'고 여기는데 A의 매니저는 처진 눈꼬리를 올리는 수술을 했다. 자신의 매니저 얼굴이 달라진 걸 본 A는 3개월 뒤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번에는 눈과 코 2곳을 고치고 갔다.

 
A가 이 병원을 현지 언론에 소개하면서 태국에는 한국 성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달초 태국 방송사 `채널3'의 한 오락프로에선 한국의 성형이야기를 특집으로 다뤘을 정도다.

 
다 음달부터 해외환자의 유인·알선을 허용하는 의료법 조항이 시행돼 의료관광이 활발할 전망이다. 그동안 A처럼 해외환자가 스스로 한국병원을 찾아 방문하는 것은 괜찮았지만 병원이 직접 홍보에 나서거나 여행사가 수수료를 받고 환자를 알선하는 행위는 불법이었다.

 
5월을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는 해외환자 유치 준비에 한창이다. `대한민국 의료특별시'를 내세운 대구, 일본과 가까운 부산, 성형·피부과 1번지를 자부하는 서울 강남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에서도 대구는 `대한민국 의료특별시 메디시티(Medicity) 대구'를 의료브랜드로 정하고 가장 열성을 보이고 있다. 전략적 육성분야는 모발이식술과 성형, 임플란트, 건강검진, 한방의원 침술 등이다.

 
대 구는 일찌감치 의료관광에 적합한 도메인 `meditour.go.kr'를 점했다. 세계 어디서든 이 도메인을 치면 중국어·영어·일본어로 제공되는 대구 의료관광 사이트가 뜬다. 사이트를 통해 대구 의료분야의 강점과 대표 병원의 홈페이지가 소개되고 병원 예약과 상담, 숙박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가 이뤄진다.

 
대구는 해외 환자가 찾기 편리한 도시는 아니다. 서울이나 부산처럼 교통이 편리하지도 않고 쇼핑할 곳도 많지 않다. 면세점 하나 없는 곳이 대구다. 대신 불교와 유교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인근 문화 자원과 연계한 전략적 관광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대구의 의료관광 코스에는 외국인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관광이 많다. 신라 고찰 동화사에서 참선 수행, 안동 전통마을 문화체험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은 성형, 피부과 등 미용 관련 의료기관이 몰려 있는 서면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해운대 일대를 육성할 계획이다. 당장 내년까지 30억원을 들여 서면 일대 `성형거리�를 `메디컬 스트리트'로 조성한다.

 
아울러 진료기관 5~10곳을 외국인 진료 선도기관으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고 외국인환자 전용창구 개설, 통역지원, 홍보물 제작 등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권 의료산업협의회를 통한 민간 협조가 눈에 띈다.

 
부산은 고급 호텔을 중심으로 의료관광과 스파와 레저, 쇼핑 등을 결합해 경쟁력을 살리고 있다. 서면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롯데호텔(롯데백화점)에는 종합검진센터와 한의원이 입점해 인근 성형거리와 시너지 효과를 꾀했다.

 
서울 강남구는 국내 최고 의료인프라가 강점이다. 청담-압구정동을 잇는 성형거리와 삼성의료원, 영동세브란스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이 몰려 있다. 강남구는 최근 종합병원, 성형외과, 피부과 등 30개 의료기관을 협력병원으로 선정해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다. 이들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관광 체험단을 유치하는 한편 상반기에는 러시아 일본 중국 등에서 설명회와 로드쇼를 개최한다. 인천공항에는 해외환자 안내센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각 지자체가 의료관광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해외환자 유치로 부대수입을 얻을 수 있어서다. 의료관광은 진료비 외에 교통·숙박비 등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이 있어 부가가치 창출이 상당하다.

 

실제로 지난해 1300여명의 해외환자가 다녀간 대구는 50억원의 직접생산 효과를 거뒀다. 간접홍보 효과도 2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덕수 대구광역시 의료산업과 계장은 "일반 관광객 1명당 2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면 의료관광은 1명당 500만원의 수익창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해외환자 1명을 유치했을 때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를 700만원으로 추정했다. 해외환자 1명의 평균 진료비는 374만원으로 국내환자 평균 진료비 99만원의 4배에 달한다. 여기에 생산유발계수를 반영하고 환자와 환자보호자의 관광 및 숙박비 등을 합치면 700만원이란 수치가 나온다.

 
정부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의료관광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대규모 의료수요 창출이 가능한 나라와 인접해 있어 `아시아의 의료관광 허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의 30여개 회원병원이 지난해 유치한 해외환자는 약 3만명이다. 삼성의료원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을 찾는 해외환자 숫자는 13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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