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vs '일본해' 5년만의 전면전

국제수로기구 총회 5월7일 모나코서 개최

'해양과 바다의 경계' 4차 개정판 발간 논의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ㆍ일 양국의 자존심을 짊어지고 대리전을 펼쳐온 '동해'와 '일본해'가 5년 만에 전면전을 펼친다. 무대는 5월7-11일 모나코에서 개최되는 제17차 국제수로기구(IHO) 총회다.

IHO는 회원국의 수로기관 간 협조와 수로측량 실시, 수로업무에 관한 기술개발 등을 주요업무로 하는 국제기구로 세계 각 바다 명칭을 결정하는 준거로 사용되는 해도(海圖)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를 발간한다.

동해 표기를 둘러싼 한ㆍ일 양국 간 분쟁의 직접 발단이 된 뿌리가 바로 '해양과 바다의 경계'다.

1929년 발행된 '해양과 바다의 경계' 초판은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해역을 '일본해(Japan Sea)'로 표기했다.


식민지 상태인 한국이 IHO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못해 빚어진 일이었다.

18세기까지도 일본해보다 빈번히 사용되던 '동해' 혹은 '한국해'라는 명칭은 이를 계기로 한동안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일본이 '동해'를 '일본해'라고 주장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 역시 '해양과 바다의 경계'다.

사실상 국제 표준으로서의 권위를 지닌 이 책이 '일본해'로 지칭한 이상 이 해역의 표기 문제는 논란거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일본의 일관된 주장이다.

한국으로서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에서 '일본해'를 삭제하는 일이 당면과제다.

2002년 한국에 그런 기회가 있었다. 그 해 4월 모나코에서 열린 IHO 총회에서 1953년 3차 개정판이 나온 이후 50년 가까이 '일본해' 표기를 유지한 '해양과 바다의 경계'의 개정이 논의됐다.

당시 한ㆍ일 양국 정부의 외교전은 실제 전쟁을 방불할 정도로 치열했다.

'한ㆍ일 양국이 공유하는 바다를 일본이란 특정 국가명으로 지칭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은 IHO 회원국 대표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IHO는 2002년 8월 동해가 한ㆍ일간 표기분쟁 지역임을 인정하고 양국이 합의를 도출할 때까지 동해지역 해도를 아예 삭제한 채 '해양과 바다의 경계' 4차 개정판을 발간키로 방침을 정한 뒤 회원국 투표에 부쳤다.

'동해'를 싣지는 못했지만 '일본해'를 빼냈다는 점에서 한국으로서는 일단 만족스런 결과였다.

그러나 한국의 적극적인 공세에 밀리던 일본이 막판 반전을 이끌어냈다. 9월 신임 이사장 교체 후 IHO 사무국은 진행 중이던 투표 자체를 취소했다.

한국 정부는 "진행 도중에 국제기구의 투표 자체가 중단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지만 IHO는 투표 취소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한국 국회가 동해표기 결의안을 채택하고 해양수산부와 외교부, 동해연구소 관계자들로 구성된 민관합동항의단이 IHO를 방문해 '해양과 바다의 경계' 개정판 발간을 촉구했지만 IHO는 한ㆍ일간 합의를 요구하며 지금까지 4차 개정판을 발간하지 않고 있다.

IHO 사무국이 회원국에 보낸 회람에 따르면 이번 주말에 열릴 제17차 IHO 총회의 안건으로 '해양과 바다의 경계' 개정판 발간이 올라있는 것이 확인됐다. 2002년 외교전쟁의 속편이 예고된 것이다.

한국은 IHO 회원기구인 국립해양조사원과 외교부, 동북아역사재단 소속 전문가로 구성된 10여 명의 대표단을 IHO에 파견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2002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일장일단이 더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의 활동에 힘입어 동해를 표기한 지도가 크게 증가한 점은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해의 표기를 둘러싼 분쟁이 부각되면서 IHO가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주기를 꺼리고 있다는 점은 분쟁을 길게 끄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동해 표기에 대한 한ㆍ일간 입장은 독도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정반대로 돌려 놓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기득권을 쥔 일본은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고 우리는 기회 있을 때마다 국제사회에 시정을 요구하며 '악악'대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제17차 총회에서도 일본은 겉으로는 논의 자체를 무시하는 동시에 뒤로는 막강한 외교력을 동원해 로비를 벌이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총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있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일본해가 단독표기된 채 '해양과 바다의 경계' 개정판이 발간되는 일만은 반드시 저지한다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한국 대표단은 5월5일께 모나코로 출국할 예정이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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